# 2025.7.31.목 #
여의도에 있는 LG아트센터는 가끔 산책 삼아 다니는 길목에서 보았던 공연장이다. 서울 식물원에 다녀오며 공연장 건물이 마음에 들어서 슬쩍 보기도 하였다.
'사의 찬미'는 대학시절 노래로 먼저 만나고 술자리가 무르익을 때 즈음 괜스레 젓가락으로 탁탁 치대며 부르는 싱숭생숭한데 무언가 울분을 쏟아내기에 딱 좋은 노래였다. 허무주의인 듯 초월주의인듯한 가사를 멋지게 써낸 우리나라 최초의 오페라 가수인 윤심덕과 극작가로 지식인을 표방하던 김우진의 사랑이야기가 중심 내용이다.
기존의 사실들에 살짝 상상력을 버무려서 여성 의식화의 대표적 인물이며 비극적 삶을 살았던 여류화가 나혜석과 윤심덕의 해후를 설정한 타임슬랩 기법이 흥미로웠다.
윤시윤이 사의 찬미 연극에 캐스팅된 후 열성적으로 공연준비를 하는 듯싶어서 기대가 되었다. 너무 튀지 않게 배역을 잘 소화해 내고 서예화 배우는 무대장악력이 너무 멋졌다.
시대적 틈바구니에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예술혼을 어쩌지 못한 채 좌충우돌하며 사랑의 고난까지 헤쳐나가는 김우진과 윤심덕의 삶의 궤적이 쫀쫀하게 다가오며 몰입되었다.
그 당시 많은 모습으로 발현되는 남녀의 어긋난 사랑을 표방하기도 하였으니 현실적인 삶과 자신의 이상적인 삶의 괴리감에서 어쩔 수 없이 고뇌하다 사랑의 도피를 하지만 결국 현실을 외면 못하고 죽음으로 사랑을 지키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이야기가 전형적인 내용이라면 이번 연극에서는 새로운 각도에서 윤심덕과 김우진이 완전한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는듯한 열린 결말을 보여준다.
연극을 보는 내내 너무도 잘 알려진 역사적 상황들이지만 그저 목젖만 아릿하던 차에 윤심덕이 처절하게 허무한 듯 부르는 '사의 찬미'노래가 무대에서 들릴 때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실상 젊은 날 막걸리 한잔 걸치고 부르던 가사는 마지막 부분을 개사해서 부르곤 했다.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좋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