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속초 바다와 청초호

by 리단쓰

알차게 보낸 하루였다. 속초여행이 꾸려지고 일정을 짜며 혼자의 시간이 확보되는 것이 좋았다.


속초에 일정이 생긴 큰딸을 빌미로 막내도 연차 하루 내고 각자 시간표를 짰다. 지그재그로 각자 시간표대로 보내게 된 여행이라 은근 흥미로웠다. 각자 속초 입성 후 각기 떠나는 시스템인데 숙소만 2일을 잡아서 공유하니 합리적 여행을 꾸렸다.


숙소를 청초호로 잡았으니 러키비키였다.

몇 년 전 황량한 듯 멋진 청초호를 담은 칠성조선소 부근이었다. 무조건 1 빠로 도착한 나는 홀로 낯익은 곳곳을 누비며 혼여의 기쁨을 누렸다.


칠성조선소는 배를 짓던 곳의 터를 기념하는 곳인데 몇 년 전 가족여행 때 와보고는 스산한 듯 묘한 황량감이 청초와와 어우러져서 기억 속에 남았다. 검색해 보니 그곳에 재정비를 하여 어린이 그림책 서점이 생겼다 하니 겸사 점찍어 두었다. 동그란 책방이라는 이쁜 서점은 주택 건물처럼 꾸려진 서점이었다. 마감시간 임박해서 갔지만 분위기를 누리고 그림책의 이쁜 색감들도 살피다가 굿즈로 이쁜 꽃그림엽서를 구매했다. 칠성조선소옆 카페도 청초호를 뷰로 얻은 카페이다 보니 느긋하게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도보 15분 거리의 속초 대표서점인 문우당 서림을 탐방했다. 사부작 걸어서 닿는 서점도 멋지고 연륜이 느껴지는 책방 분위기가 편안했다. 평소에도 서점은 주변에 많고 시간 날 때 힐링스폿이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서점은 또 다른 매력이었다. 마침 독서모임 책이 대출이 여의치 않은 터라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 삼아 여행지 책 구매를 해서 기뻤다. 주인분께서 구매하는 책을 보더니 문학서적을 좋아하시냐고 물으시고 독서모임지정 도서라고 대화를 하다 보니 조심스럽게 속초 문인들 동호회의 작품집을 출간하고 얼마 전 문우당 서림에서 북토크를 하였다며 책을 주는 바람에 거절도 못하고 얼결에 받아왔다. 그것도 2권이나 받았으니 여행용 배낭이 넘쳐났다. 집에서 가져간 책에 구매한 책과 선물로 주신 책 두 권까지 4권이나 생겼다.

홀가분하게 뚜벅이로 나선 서점 탐방에 손이 묵직해졌으나 다시 휘적휘적 속초 초등학교까지 걸어서 동아서점까지 탐방을 마쳤다.


개인적인 분위기는 문우당서림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숙소 와서 주신 동호회 자료집을 읽어보니 속초의 정취가 문인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 건가 싶은 마음에 흐뭇해졌다. 그리고 한 가지 놓친 점은 박완서 작가 코너를 가본다는 걸 책 구입 문의를 하고 주인분이 덤으로 동호회 책을 주시는 통에 깜박 잊고 나와서 혼자 웃었다.


늘 차로 휘릭 중요 관광지만 다니고 놓쳤던 시간을 이번 여행에서 꾹꾹 담아 채운 기분이라 11월이 덜 스산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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