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단이 주는 기쁨
촤르륵 쏴아~~
초록색 호스를 따라 시원한 물줄기가 작은 화단의 꽃들을 향해 흩어진다.
진환이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마당 화단에 물을 주는 일이다.
엄마를 따라 제주에 사는 외할머니집에 온 후 온통 어색한 분위기였는데 엄마마저 진환이만 두고 우도라는 섬으로 식당일을 하러 떠나고 나니 진환이는 아침에 눈 뜨는 게 정말로 싫었다.
엄마가 떠난 후 1주마다 배를 타고 외할머니집으로 올 거라던 약속은 거짓말이었다.
2주째 식당일이 바빠서 못 오고 있는 엄마가 원망스럽고 그리웠지만, 7살짜리 진환이는 그나마 밥도 챙겨주고 재워주는 외할머니가 좋았다.
아침마다 이불속에서 나오기 싫어 꼼지락 거리던 날, 창문에서 들리는 물소리에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호스 끝 물줄기를 따라서 아침 햇살이 비추는 모습은 마치 무지개를 만난 듯 예쁜 모습이었다.
무지개 물결 따라 떨어지는 물방울이 꽃잎에 떨어지면 보라색 분홍색 꽃들은 맛있는 음료수를 먹는 듯 입을 크게 벌리고 신이 난 것처럼 느껴졌다.
진환이는 늘 아침마다 촤르륵 쏴아~ 하는 물소리에 눈을 뜨고, 멍하니 외할머니가 꽃들에게 물을 주는 모습을 한참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