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느낀 유럽갬성의 시간
이번 제주 여행 중에서 산방산 아래 안덕 계곡의 고요한 제주동네를 느끼며 유럽 감성으로 디너와 브런치를 즐겼다. 여행 중 소소한 변화는 역시 활력도 되고 추억이 되니 좋다.
산방산 바로 아래 원 앤 온리라는 카페에서 고요한 정취를 느낀 후 어스름하게 어두워지길 바란 것은 디너를 예약해 둔 지인과의 와인 한잔이 기다려진 까닭이다.
7시부터 시작된 저녁식사는 스페인식 가정요리에 화이트 와인을 준비해서 즐겼다. 여행 중 만나는 정성이 담긴 주인장의 살아가는 모습은 제주생활을 동경하는 사람에게는 엿보기의 맛이 한층 더해져서 즐겁다.
제주의 브랜드를 정착시키는 사람에 대한 인터뷰를 실은 책자에서 미리 엿본 주인부부의 삶은 충분히 호기심도 생기고 납득도 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동대문 시장에서 청바지 디자인을 하는 아내와 영업을 담당했던 남편은 도시생활의 치열함에 지쳐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한적한 제주 시골동네의 구옥을 매입하고 꾸려서 작은 규모의 독채 펜션을 꾸렸으니 이름도 감탄스러운 '오 마이 코티지'라는 감탄사의 펜션이었다. 아담한 독채를 2개 꾸리고 숙소에 이쁜 마당을 꾸려두었다.
그리고 편안한 쉼을 하며 한 끼 식사와 술 한잔을 즐기도록 마당 건너편에 작은 카페를 열고 이름은 '오 마이 살롱'으로 이름 지었다니 현실적인 운영의 버거움은 차치하고 그저 낭만스런 분위기에 감성 가득 말랑해졌다.
전체적인 운영은 아내가 맡고 남편분이 셰프로 내어주는 메뉴와 수다를 즐기며 지인과의 수다도 섞여서 진짜 한적한 시골 마을에 편히 즐기는 저녁식사 시간과 와인 한잔을 나누는 정취에 푹 빠진 밤이었다. 무엇보다 디자이너의 재능으로 아내분이 직접 제작한 소품을 오 마이 살롱 카페 한켠에 세팅해 둔 코너가 눈길을 끌었다. 보통 제주 여행 때 들르곤 하는 감성 소품 매장의 물건들보다 독창적인 소품들이 많아서 한참 살펴보았다. 그중에 화려한 회전목마 장식품이 불빛을 내며 빙글빙글 회전하는 게 눈길을 끌어서 혹시 유럽이든 여행 중 구매했는지 물으니 코스트코에서 구하셨다는 말에 웃으며 그걸 함께 세팅한 이유를 물었다. 무언가 이유가 있을듯한 느낌적 느낌이랄까? 역시 아내분은 그걸 굳이 구매해서 자신이 직접 만든 소품샵 코너에 둔 이유는 다른 모든 것이 정적으로 놓인 가운데 회전목마 장식품의 조명과 움직임으로 생동감을 더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는 말에 난 너무 내적 환호성을 질렀다. 다른 소품들 역시 지극 정성과 특이함을 느꼈듯이 소소한 한컷마다 마음이 느껴져서 오래 기억된 코너였다.
디너 메뉴 역시 정성이 느껴지고 직접 설명도 해주는 세심함 속에 좋은 시간이 되었다. 대구살을 소스와 먹는 꿀대구와 뽈뽀를 주문해서 화이트 와인과 즐겼고 올리브의 맛도 더해서 와인의 맛은 한층 맛났다. 디저트로 먹은 귤 마멀레이드는 새롭고 기가 막힌 조합이라 레시피까지 물어보며 기억해 두었다. 그리고 오마이 살롱 카페 시그니처 메뉴인 밤조림 역시 감탄을 하며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마당을 가로질러 나가니 저녁빛에 앙증맞은 미니 꽃밭이 반겨주고 이쁜 꽃이 밤에는 오므리고 숨어 있다가 아침햇살에 활짝 피는 걸 꼭 보라고 너무 이쁘고 심쿵하다고 설명해 주시니 제주사랑의 면면이 느껴졌다.
혼여중인 나의 숙소는 다른 곳인데 다음날 브런치 포함 숙소라고 지인 찬스로 내 것도 9시까지 세팅해 둔다니 겸사 타샤의 정원 같은 곳에서 운치 있게 즐겼다.
제주는 그저 터벅터벅 올레길을 걷든 바다멍을 하든 좋지만 제주 어느 한적한 동네의 맛나고 멋진 추억도 잘 쟁여두고 싶어졌다.
오 마이 코티지!
오 마이 살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