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안부와 단 한 사람
어떤 지점에서 저절로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환경에 있다면 더욱 잘 이루어질 일이다. 이번 제주여행에서 처음 만난 제주 공항 곳곳의 랜드마크 격인 야자수 나무와 우연히 가게 된 삼달리 꽃밭에서라는 장소에서 우뚝 선 야자수 나무를 올려다보며 떠오른 소설은 백수린 작가의 '눈부신 안부'였다.
소설 속의 주인공 해미가 대학에서 만난 남자친구 우재와의 재회 중 나오는 야자수 나무에 대한 부분이 강력하게 떠오른 것이었다.
그리고 다른 소설 한 편은 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에 언급되는 팽나무가 있는 한림 쪽 팽나무 군락지를 보고 나서 밀접한 연관성을 느끼게 되었다. 실제로 최진영 작가가 단 한 사람을 집필한 장소가 제주도였다니 더욱 실감 나게 와닿았다. 나무가 주제가 되는 소설 속 인물들이 선명해지고 나무는 그냥 있는 게 아니라 있을만해서 있게 된 것임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아직 새순이 많이 돋아나지는 않았지만 팽나무의 군락지속으로 가본 곳은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한림 지역 명월리는 여기저기 팽나무가 위치해 있다는 걸 오늘 걸으며 만난 팽나무 군락지에서 더욱 확연해졌다. 그저 흐르듯 자리한 것이 아니라 소중한 자산을 지켜내려는 역사 속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조만간 꾸릴 여행지로 황석영 작가 소설 할머니에서 언급된 새만금 팽나무의 답사를 꿈꾸며 이왕 떠나는 시간 속에 소설 속의 문학적 감성을 얻어 쥔다면 얼마나 꽉 채울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일까를 떠올리며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