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에 걸친, 현재도 진행 중인 한류의 열풍으로 이제 유럽에서 K-Food는 하나의 트렌트로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 유럽 거래선들의 경우 열에 아홉은 한국 음식을 먹어본 경험이 있고 지속적으로 한식을 즐긴다는 사람들도 꽤 있는데 특히 십 대 딸을 키우고 있는 경우, 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거래선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유럽의 한식당은 원래 교민들이 한국 교민들이나, 여행객, 주재원들을 상대로 소규모로 운영해 왔고 외국인 손님은 기껏해야 중국인이나 일본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유럽 현지인들의 발길이 잦아지더니 요즘은 현지인들의 비율이 더 높으며, 과거에는 현지인들이 동양인 지인과 함께 한식당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요즘은 현지인들끼리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암스테르담의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백인 남자 둘이 들어오더니 보쌈에 비빔밥,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시고 나가더군요.
안타까운 것은 이런 K-Food 트렌드를 이용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중국인들이 돈을 벌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아시아 음식 트렌드는 오래전엔 중국음식이었다가 그 후 일본음식, 최근에는 한국음식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트렌드이고 여전히 중식당과 일식당이 훨씬 많습니다) 상술이 좋은 중국인들은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중식당을 접고 일식당으로 전업하는 경우가 많아 한때 프랑스 파리 일식집의 약 80 % 정도를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시기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한식 트렌드를 이용, 한식당을 운영하는 중국인들이 많아졌는데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이 식당을 대형화하고 프랜차이즈화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소주바 (Sojubar)라는 중국인 경영 한식당이 있는데 네덜란드 8개 매장을 포함, 유럽에 약 1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더밥 (The Bab)의 경우 네덜란드에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홍대 (Hongdae)라는 중국인 경영 한식당이 네덜란드 젊은이들 사이에 뜨고 있으며 한식 뷔페와 같이 큰 규모의 한식당도 거의 중국인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인 운영 한식당들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K-치킨, 떡볶이, 비빔밥등 일부 음식들만 제공하고 있고 그 맛도 한식 고유의 맛과 다소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진정한 K-Food의 맛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한식당들 중 상당수는 예전과 다름없는 컨셉으로 운영하고 있어 규모를 늘리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본, 네트워크등의 한계가 있겠지만 열린 마음을 가지고 젊은 친구들의 아이디어에도 귀 기울여 유럽의 주류에 파고들 수 있는 한국인 운영 한식당 체인이 유럽에 많이 생기게 되면 좋겠습니다.
얼마 전 한국인이 조그맣게 운영하고 있는 암스테르담 시내의 분식집에 가 보았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떡볶이, 잡채, 김밥, 만두, 김치찌개를 주문했습니다. 김치찌개의 경우 옆에 있는 밥공기와 비교할 수 있듯이 양이 무척 적었는데 모두 76유로를 지불했습니다. 요즘 환율로 약 13만 원인데 K-Food의 주 고객이 젊은 친구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된 것 같습니다.
중국인들이 경영하는 한식당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맛,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격 경쟁력이 기본인데 이 분식점은 중국업체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일단 지고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손님도 뜸했는데 단기간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여 손님을 늘리고 이로 인해 확보된 이윤으로 더욱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중장기적인 안목이 아쉬웠습니다.
앞으로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Hot 한 한국음식점들이 유럽에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