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하기
어느 날 엄마가 그랬다. "오늘 기분 좋은 가보네 " 그 말을 들은 나는 슬퍼졌다. 아니 미안했다.
얼마나 맨날 기분이 안 좋았음을 표현했으면 엄마가 그 말을 했을까... 난 그 말밖에 안 했다.
엄마 사랑한다고... 엄마를 사랑한다는 말이 기분 좋을 때 하는 말이 됐을까...?
난 기분 좋아한 말이 아니다. 순간의 의무감? 난 엄마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이겠다.
그러다 난 문득 생각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의무감을 가지고 할 정도로 표현에 서툰 사람이 됐을까...
마음속의 말을 표현하지 못하고 묵혀뒀을 때 그리고 그것을 꺼냈을 때 더 빛이 나고 귀할지는 모르나
그 기다림에 지쳐 그 빛이 바래 있을 수 있다. 엄마의 목소리에선 희미한 웃음이었다.
그 웃음을 찾아 주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매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사랑한다 말하기.
의무감이 아닌 내 마음속의 사랑이 넘쳐 우러나오는 표현. 그 표현을 찾자.
모른 척하며 넘기던 엄마의 문자에도 전화에도 어느새 밝은 목소리가 찾아온다. 나 그대를 사랑하였음을
마음이 아닌 밖으로 표현하자 그 표현에 끄덕인다.
그대 지금이라도 말하자. 사랑한다고... 너무 사랑해서 말로 표현한다고...
새삼 말로 꺼내니 더 사랑한다고... 그러니 그대는 큰 웃음을 보여주었다.
그대로 말미암아 난 세상에 대해 더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