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한 조용함으로
어느 날 나에게 물었다. 불가항력적으로 따라가며 사는 삶이 무엇이냐고.
화가 난다. 아니다. 슬프다. 해바라기는 노란색인데 자꾸 코스모스 자주색이 아니냐고 묻는다.
나는 말한다. 미친듯한 조용함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노란색도 이쁘지 않냐고...
아니다. 자주색이 이쁘다고 한다. 슬펐다.
자주색 말고 이쁜색이 얼마나 많은데...
다른 색을 고려해보라고 권유하지만 꼭 자주색이어야 한다. 왜 그런건지는 나도 모르겠다.
슬퍼졌다. 해바라기가 날 바라보고 있다. 그래 같이 있어보는 것은 어떠한가 따뜻한 눈사람이 되었다.
풀가에서...
무슨 색이면 어떠냐.
아니다. 자주색이 이쁘다.
아니다. 노란색이 이쁘다.
그래 녹색이 되어보자. 풀가에서...
녹색을 바라보며 삶을 바라보자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