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의 로컬 이주 도전기 - 럭셔리 손님방 꾸미기
굵직한 집 보수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고 대망의 손님방 꾸미기만 남은 상태. 손님방은 결로방지제 칠을 하지 않고 편백루바를 두르기로 했다. 마스터의 "손님방은 편백루바를 싹 두르면 재밌을 것 같다"는 말 한마디에 홀린 듯 정해버렸는데 작업을 시작하려 하니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먼저 방 크기를 재고, 루바가 몇 장이나 필요할지 계산을 해보았다. 바닥을 제외한 방 전체에 루바를 두르는데 총 100장 정도가 필요했다.
마스터의 도움을 받아 건재상에서 루바와 다루끼(각재)를 사 왔다. 계산 상 13단(1단 8장)이 필요했지만 로스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1단을 더 사 총 14단을 샀고, 다루끼는 1단만 샀다.
집 전체를 보수하는데 여태까지 대략 50만 원 정도가 들어갔는데 방 하나에, 내 방도 아닌 손님방에 50만 원을 투자하다니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손님방 상태는 아주 끔찍했다. 이전 세입자가 폼시트를 붙여놨는데 단열 시공을 하지 않은 탓에 그 아래에서 곰팡이가 아주 무럭무럭 자랐고 벽지 자체도 누렇게 변색되어 있었다.
폼시트 뒤에는 곰팡이만 숨어있던 것이 아니라 창문도 하나 숨어있었다. 옆방으로 연결되는 문도 나왔는데 집을 계약할 때는 알지 못했던 부분들이 자꾸 튀어나와 재밌었다.
곰팡이를 제거하고 하루 말린 뒤 천장부터 편백루바를 붙여나가기 시작했다. 옛날 집이라 구조가 틀어진 것인지 처음 지을 때부터 잘못 지었던 것인지 길이가 일정하지 않아 한 줄 한 줄 재단해 가며 작업하는 것이 상당히 번거로웠다.
천장 작업을 하루 만에 마무리하고(4시간 정도 작업했다) 3일 차부터는 벽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다루끼를 벽에 붙이고 그 위에 편백 루바를 타카로 고정시켜 주었다. 천장이 그러했던 것처럼 벽 역시 직사각형이 아니라 매번 길이를 맞춰 재단을 해야 했다.
계속 잘라 쓰다 보니 사전에 계산했던 것보다 루바가 부족했다. 자투리들이 많이 남았지만 덕지덕지 붙이고 싶지 않아 건재상에서 루바를 몇 단 더 사 왔다.
작업 시작 4일 차. 벽 세 면에 편백 루바를 다 붙였다. 대충 놓여 있던 장판도 바닥 크기에 맞춰 잘라내 깔끔하게 다시 깔아주고 쫄대를 붙여 보기 좋게 마무리했다.
마스터와 둘이 매일 4~5시간 정도씩 4일 정도 작업했고 자재값은 총 60만 원 정도 들었다. 큰 지출에 지갑은 얇아졌지만 편백향을 맡으면 얇아진 지갑 사정이 생각나지 않는다. 집주인이 나중에 원상 복구하라고 하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