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의 로컬 이주 도전기 - 침대 프레임 만들기
모든 가구를 직접 만들기로 하고 나무도 다 사다 놨지만 다른 일에 밀려 침대 프레임을 못 만들어 이사한 지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바닥에 박스와 비닐을 깔고 그 위에 매트리스를 얹어 놓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손님방 작업을 마무리하고 나니 여유가 생겨 바로 침대프레임 제작에 돌입했다.
처음 혼자 의자를 만들 때 힘 받는 구조를 생각하지 못해 완전히 해체했다 다시 조립했던 일이 있었는데 이때의 교훈을 떠올리며 어떤 구조로, 어떻게 결합해야 안정적이고 튼튼할지 영상과 레퍼런스를 찾아보고, 도면도 여러 번 그렸다.
그렇게 레퍼런스를 찾아보던 중 침대 다리가 보이지 않아 공중에 뜬 것처럼 보이는 침대 형태를 발견했는데 한눈에 반해버렸다. 그렇게 내 침대는 공중부양 침대로 결정되었다.
침대는 내 방에 하나, 손님방에 2개를 해서 총 3개를 놓아야겠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플라스틱 프레임을 하나 당근에서 구해 와 직접 만들어야 하는 침대 프레임은 2개였다.
먼저 만들기로 한 것은 손님방 침대프레임이었다. 당장 내가 쓸 것을 생각하면 내 것부터 만들어야 하지만 공중부양 침대라는 고난도의 형태를 고르는 바람에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손님방 침대 프레임은 가장 기본적인 스타일로 설계를 했고, 두 개로 나눠 만들어 이동이 쉽게 했다. 그래도 책상, 의자 만들어봤다고 완성하는데 하루 밖에 안 걸렸다.
안방하고 바꿔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로 손님방이 이쁘게 나온 것 같아 뿌듯하다.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고 자신감을 얻어 바로 내 침대프레임 제작에 돌입했다.
상판과 다리는 미송을 이용했고 침대 헤드는 멀바우를 이용했는데 멀바우와 색을 맞추기 위해 오일스테인을 한 번 칠해주었다. 역시나 이동에 용이하도록 두 부분으로 나눠서 만들었다.
내부로 프레임을 가지고 들어와 상판과 다리를 연결해 주었다. 다리는 ㅁ모양으로 박스를 짰고 상판보다 25~30cm 정도 작게 만들어 다리가 보이지 않도록 설계했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을 때 넘어갈까 두려워 가로길이를 조금 덜 집어넣었더니 옆에서 봤을 때 다리가 보이는 것이 살짝 아쉬웠다. 헤드 무게가 있어 5cm 정도 더 넣어도 됐을 것 같은데 분해했다 조정해서 다시 결합하기엔 너무 귀찮아 그냥 감수하기로 했다.
줄 LED까지 붙여 화룡정점을 찍었다. 줄LED 피스로 고정시키려다 찢어먹고 하나 더 사서 붙인 것은 안 비밀이다.
침대 프레임 두 개 제작비용은 15~25만 원 정도 든 것 같다. 사실 침대 헤드에 들어간 멀바우만 아니었어도 더 싸게 만들었을 것 같은데 멀바우 가격만 10만 원이다.(멀바우 12T 1장 45,000원 총 2.5장 정도 사용함) 제작 기간은 2일(반나절씩 일했으니 결과적으로는 하루) 소요 됐다.
침대 프레임을 두 개나 만들고 나니 목공 작업에 자신감이 붙었다. 기성품에 비하면 부족한 것이 많겠지만 쓰는데 아무 문제 없고, 내가 만들어서 그런가 애착도 간다. 앞으로도 필요한 가구는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며 오늘도 내가 만든 침대에서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