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발췌
- 이걸 쓰다가 생각이 많아져서 유튜브를 켯는데 릴서 유튜브가 알고리즘에 뜸 클릭해서 우연히 마주한 내용: 시간의 농도가 너무 짙어서 피곤하다.. 삶에 끈적하게 휘감겨 있다.. 그런데 이게 젊다는 것의 반증이 아닌가? 젊기에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살아있고, 그걸 온몸으로 수용하고 받아들일 체력과 의지와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중반까지는 행복, 우울, 외로움, 나도 모르겠는 욕망과 두려움, 불안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 무섭기도 했다. 그걸 어디다 배출해내지 않으면 내가 터져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글을 정말 꾸준히 썼다. 매일 밤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마다 글을 썼다. 그렇게 하고 나면 마음이 조금 정돈되고 불안이 잠재워졌다.
- 그런데 언젠가부터, 정확히 말하자면 올해 중후반 들어 갑자기 내가 너무 모든 감각을 날세워 살아가는 구나 싶어 일부러 모든 센서를 끄고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사실 그게 마음대로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언젠가부터 내가 느끼는 것들을 기록하고 담아두려하지 않았다. 그냥 흘러가게 두고 불안하면 불안한 그대로 두었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삶이 덜 피곤해지는지?는 결국 체감하지 못했다. 그저 알 수 없는 과제가 쌓여있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글을 계속해서 써야하는 사람인가보다. 내가 느끼는 것들을 솔직히 털어놔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인가보다.
- 삶에 뒤섞여 끈적하게 온몸으로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을 때는 그래서 피곤하고 내 모든 체력이 고갈된다. 그렇게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려 모든 것에 둔감해질 때쯤에는 무력감과 우울감에 휩싸인다. 대체 인간은 언제 행복할 수 있는 것인가. 한참 예민할 때는 행복에도 예민할 수 있지만 슬픔에도 날이 서있기에 행복이 슬픔에 물들어 가려지는 느낌이고, 모든 것에 둔감해지는 시기엔 행복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 내가 느끼는 것을 있는 그대로 글로 풀어낼 수 없다는 사실이, 내 필력의 한계가 원망스럽다!!! ㅜ/ㅜ 내가 느끼고 있는 게 이게 아닌데..! 막상 글로 쓰다보면 내가 느끼는 것과는 미묘하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래서 글을 쓰다보면 오히려 더 답답해진다. 그럼에도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뱉어낸다는 그 후련한 감각 하나를 위해 내가 계속 글을 쓰는 것 같다.
- 사람들은 정말 차갑다. 마음 기댈 곳 하나 없다 완전한 타인인 누군가를 깊게 사랑하는 순간에는 내 가치관이 바뀔까? 이별을 겪은 후에 역시 지금의 내 생각이 맞았어...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지금으로선 그 누구를 만나더라도, 결국은 자신의 삶이 0순위, 그 다른 어떤 것도 내가 아닌 남이 먼저가 될 수는 없다 이 점이 정말 우리를 외롭게 한다. 나를 0순위로 생각하는 사람은 나 뿐이라는 사실이 어떨 땐 참 다행이라고 느껴지다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외로움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 너무 오래 불안해와서 내가 뭐 때문에 불안해하는지도 모르겟다 예민한 천성 탓일까? 아직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는 말이 너무 공감된다. 세상은 날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내가 100%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의 시간을 세상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내가 적응할 때가 되면, 세상은 또 나를 기다리지 않고 변해버린다. 조금이라도 익숙해지면, 내가 변하거나 세상이 변해버린다.
- 인간은 연약하기 때문에 무언가, 혹은 누군가에게 기대어 살아간다. 나는 그 의지 대상이 완전한 타인이 되었을 때, 특히 불안정하고 도덕적이지 못한, 나와 결이 맞지 않는 타인이 되었을 때 나를 망치는 결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러케 우울하게 살고 있진 않아욥 ㅎ.ㅎ 그냥 아주 가끔씩 드는 무거운 생각들을 한데 모아봤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