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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종교와 정치를 분리한 이유

by 박성미

종교는 사람을 멈추게 하는 힘이고, 종교인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종교는 원래

누가 보지 않아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욕망 앞에서 한 번 더 멈추게 만드는 힘이었다.

하지만 종교가 정치와 결합하는 순간,

믿음은 자발성을 잃고

기준은 명령이 되며

양심은 복종으로 바뀐다.

그래서 헌법은 종교를 보호하기 위해 정치에서 떼어놓았다.

국가는 신을 대신 판단하지 못하게 하고

종교는 법을 대신 집행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정교분리는 종교를 막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믿음을 권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 장치가 무너지면

신의 이름으로 말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 순간 인간은 다시 짐승의 세계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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