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인상된 일상
지금 찰튼에서 일한 지 거의 3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사실 시즌 중에 바쁘게 살고 또 오프시즌에는 신나게 놀다 보니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는 거 같다
분석관으로써의 업무량은 영국, 한국 혹은 전 세계를 통틀어서 비슷한 거 같다. 엄청나게 많은 상대에 대한 비디오 그리고 데이터를 보고 그걸 통해서 우리 철학에 맞는 게임플랜 설정 하고 트레이닝 세션에 참여하고 촬영을 한다
더군다나 우리 구단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내가 데이터에 강점이 있는 만큼 코딩을 상당히 많이 하는 편인데 훈련들을 세세한 항목으로 데이터화하고 하루하루 훈련량을 체크하는 일상이 반복한다. 코치들은 대부분 테크에 약한 사람들이 많아서 자잘한 거 까지 해결해주고 나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다.
이렇듯 하는 일이 굉장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는 (한국 상황은 자세히 모름) 분석관 연봉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처음에 입단할 때 이미 공고에 연봉이 (약 5천만 원) 제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동안 그 연봉이 유지되었었다. 그나마 이 정도도 찰튼이 런던 연고팀이라 높게 책정돼있는 것이라 들었다. 작년에 운 좋게 스완지 시티 (2부 리그) 팀에서 오퍼를 받았는데 비슷한 연봉에 분석해야 될 경기수가 늘어 나는 상태에서 박사를 병행할 수가 없어서 고사했었다.
사실 분석관연봉에 대한 문제는 영국에서 꽤나 이슈 인 문제이기도 하다. 그로 인해서 맨유나 맨시티 같은 프리미어리그 팀 분석관들조차도 허들이나 카타펄트 같은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최근에는 영국 이민법이 크게 바뀌면서 Skilled worker visa에 대한 최소 연봉기준이 38000파운드 (한화 약 7천만 원) 정도로 바뀌면서 분석관으로써의 전망이 더더욱 흐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팀 코치들도 내가 하는 업무에 비해 연봉의 수준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 연봉을 올리기 위해 많이 힘써 주었다. 다행히 내가 온 이후로 팀이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했고 (총 세 시즌 동안 6 경기만 패배 그리고 리그에서 2위, 3위) 남자팀 또한 2부 리그로 승격하면서 좋은 분위기를 타게 됐었다.
팀 단장인 Simon 도 우리 팀 감독에게 분석관이 몇 명이 있냐고 물었는데 풀타임 한 명 있다는 말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왜냐면 남자팀에는 총 네 명을 풀타임 분석관 (헤드, 2 명의 경기분석관, 데이터 분석관, 그리고 4명의 인턴 분석관)까지 경기 분석 그리고 선수 스카우팅 전분야에 걸쳐서 고용되어 있는데 그 모든 일을 나 혼자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많이 놀랐었다.
그 이후로는 정식으로 Head of football에 연봉인상 관련해서 제안서를 내고 많은 코치들과 감독들도 한 마디씩 해주면서 도움이 많이 됐다. 비록 확답을 받는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긍정적으로 답변이 왔고 결론적으로는 약소하게나마 인상을 받게 되었다. 영국에서 풀타임으로 일하고 싶은 분석관분들이 요새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런 소소한 프로세스들도 도움이 될까 해서 글을 써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