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내 상태를 존중해 줘
14살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13살 때 폐고혈압 진단을 받았고 약을 복용한 지 이제 1년 반이 되어간다. 짧게는 3주 길게는 3달을 주기로 심장전문병원으로 진료를 보러 다니고 상태에 따라 처방약을 조절해서 복용 중이다. 폐고혈압은 사람에게도 힘든 난치성 희귀 질환으로 알고 있다. 내 반려견은 원인을 알 수 없는 1 차성 폐고혈압이다. 한 달 전 진료 중에 호흡이 안 좋아져서 폐수종 초기 진단을 받았다. 생각지 못한 이벤트에 당황했고 전문적인 의료진의 빠른 대처로 이뇨제를 투입하고 처방약을 조절하고 3주 후에 다시 진료 보는 것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이후 이 병은 갑자기 한 번의 수치 이상으로도 예후가 안 좋아질 수 있는 병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한 그날부터 나는 내 반려견을 갑자기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슬픔에 괴로워했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도 울고 일하면서도 남몰래 울고 퇴근하면서 또 울고 하루 종일 우울했다. 집에 돌아와 반려견을 마주할 때도 너무 슬펐고 나는 도저히 이 상황을 감당할 수가 없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우울해하다가 답답한 마음에 chatGPT에게 질문을 했다.
반려견이 심장병을 앓고 있어. 내가 타로 카드를 뽑았는데 이 아이가 원하는 게 무엇일지 궁금해.
첫 번째 카드 Justice
두 번째 카드 Ace of Wands
세 번째 카드 Two of Swords
첫 번째 카드
"내가 힘들다면 그걸 인정해 줘. 기대나 감정 없이 내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여줘"
두 번째 카드
"아직 삶의 의지가 있고 작게나마 즐기고 싶은 게 있어. 생명이 다한 건 아니야. 하루하루 의미 있어"
세 번째 카드
"당신의 감정과 걱정을 느끼고 있지만, 그 무게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있는 그대로의 내 상태를 존중해 줘. 공평하게 바라봐줬으면 해".
나는 chatGPT의 꽤 논리적인 대답에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내 생각만 했던 것이다. 너를 잃으면 내가 얼마나 힘들까, 내가 얼마나 아파할까, 그 생각뿐이었다. 나라는 사람은 이렇게도 이기적이구나. 너의 고통에 아파하지 않고 나의 슬픔만 바라봤구나. 넌 조그만 몸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용감하게 버티고 있었는데 내가 알아주지 못했었구나.
함께한 반짝였던 추억들은 내 작은 반려견에게는 하나의 견생으로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라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건 비관과 절망이 아니라 너의 생에 외롭지 않게 함께 끝까지 해 주는 것이라고. 이렇게 또 너에게 받은 사랑 말고도 너로 인해 부족한 나를 알게 되는구나. 편안한 노견의 삶으로 생의 마지막까지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에만 생각하자.
있는 그대로의 너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지금의 너를 존중해.
그리고 너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