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이겨내기

시선을 다른 곳으로

by 인생이 달고나

불행 중 감사하게도 유방암 1기였다.

유방암 수술은 왼쪽 유방 부분절제 이후 방사선 치료 15회 그리고 호르몬 치료를 진행했다.

항암치료는 패스하고 호르몬 치료는 3달에 한번 난소주사(졸라덱스)와 타목시펜 호르몬 약을 매일 복용한다.

이렇게 치료하면 유방암 표준치료이다.


문제는 수술 이후의 시간이다. 두려움이다.

유방암 환우들의 고민은 재발이나 전이에 대한 걱정이다.

하루 종일 암에 대한 기사나 정보에 대해 찾아보며 유방암카페에 들락거리는 게 나의 하루의 일상이었다.

몇 달을 그렇게 살았는데 이러다가 정말 폐인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수술과 방사선으로 치료는 끝났으나 정신적인 충격은 금방 사라지질 않았다.

평소 오래 살겠다는 욕심은 없었으나 암이라는 질병의 무게는 두렵고 무서웠다.

매사에 의욕이 생기질 않았다. 그 누구 하고도 내 질병에 대해 알리고 싶지 않았다.

누워만 있고 혼자만 완전히 고립되고 싶었다.

이 무력감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나는 유방암 수술 전 3년 동안 열심히 조무사로 일하다 생각지 않게 실업급여를 받을 기회가 생겨

7개월 동안 실업급여로 쉬고 있었다. 그렇게 차가운 겨울이 지나 봄이 되었다.

4월이 되어 실업급여 마지막 달이 되었다. 생각보다 무력감이 사라진 계기는 아주 단순하다.

갑자기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멈출 수 없는 두 발 자전거마냥 나는 8개월 만에 사회로 복귀하게 되었고

일을 하게 되어 오히려 많은것에 감사해하고 있다.


일을 시작하면서 좋았던 것.

잡념이 사라지고 두려움도 잊고 바쁘게 일상으로 살게 된 것.


더 이상 나를 괴롭 하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나만 바라지보지 말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살다 보면 살아지게 되어있다. 어떻게든 적응하며 살게 된다.

투덜거리며 내 인생 맘대로 안된다고 절망하던 젊은 시절에 비해 지금이 오히려 편안하다.

고칠 수 있는 병이라서 감사하고 조기검진으로 미리 암을 발견한 것도 감사하다.

이번에 아프면서 느낀 건 우리나라 의료복지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훌륭했고

내몸 아픈 건 서러웠지만 좋은 의료진과 복지 혜택이 있어서 정말 안심이 되었다.


이제부터 나는 앞으로 5년 산정특례 중증 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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