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엄마들은 교문에 엿을 붙였고 지금도 절에 다니면 기와에 글을 쓰던, 연등을 올리던 할 것이고 무속을 믿으면 점쟁이한테 어느 대학 갈지 물을 텐데, 교회 다니는 엄마들은 ‘수능’ 날 단체로 모여서 기도를 한다.
여기서 ‘기도’는 아무 문제가 없다. ‘수능’이 문제다.
교회가 나서서 한몫 거들지 않아도 대한민국은 입시와 성공에 대해 비정상적인 욕망이 차고 넘친다. 모든 아이들이 공부에 소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온 나라가 출근시간까지 늦춰가며 법석을 떠는 것도 모자라서 대한민국의 그 많은 교회에 부모들이 수능 교시와 과목 시간에 맞춰서 내용까지 해당 과목에 적용해서 기도회를 개최한다.
인터넷 포털에 ‘수능기도회’를 검색해 보면 수능 시험장 근처 모 교회에서 기도를 했더니 너무 좋아서 헌금을 하고 나왔다는 댓글도 올라온다. 믿는 내가 볼 때도 참담한데 믿지 않는 사람들이 볼 때 무속과 교회가 뭐가 달라 보이겠는가.
주일날 학원 보강이라도 잡히면 교회는 나중에 대학 가고 좋은 회사 취직해서 다니면 된다고 예배보다 공부가 우선이라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을 교회가 아닌 학원으로 등 떠밀어 보낸다.
그리고 자신과 자녀에게 나중에 ‘성공’해서 주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면 된다고 되뇌이며 합리화한다.
나는 주일날 학원에 갔는데 대학은 하나님한테 붙여달라고 하니 아이들도 우리 주님도 어리둥절 할 판이다.
자신의 자녀를 향한 주님의 뜻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세상적인 성공’이 아니라면 받아들일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이 주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서라는 말은 빼놓지 않는데 주님은 우리가 돌리고 싶은 영광을 받으셔야 하는 분이신가. 그 돌리겠다는 ‘영광’의 실체가 무엇인가. ‘돈’ ‘성공’ ‘명예’ ‘권력’?혹시 그에서 파생되는 물질?
이런 부모들의 모순이 아이들이 대학을 가고 사회에 나가서 교회를 떠나는 이유로 작용하는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내 삶을 주께 맡기고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운 계획대로 하나님이 움직여 주셔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꼴이다. 그리고 대학입시에 성공해서 좋은 대학 가는 것조차도 본인이 기도해서 얻은 응답이기보다 예배도 기도도 부모가 대신하고 너는 그저 공부해서 대학 갈 생각이나 하면 된다는 사인을 아이들에게 주고 있다.
우리 삶의 주인자리에 누가 있는 것일까.
아이들에게 조기 교육할 것은 세상적인 지식뿐만이 아니고 말씀과 기도의 습관, 내 삶을 주께 의뢰하는 것도 중요한 교육이다. 공부도 기도도 오랜 기간 쌓아가면서 자신을 향한 주님의 뜻을 알아가게 해야 할지 않을까.
기도도 공부도 평소에 해야 한다.
그리고 무조건 내 자식 좋은 대학 가서 성공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기 전에 그 아이에게 공부의 소망이 있는지 좀 돌아보시라. 그 자식이 누구 자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