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최고

by neveres

이전에 한 목사님이 설교 말씀 중에 “우리 순이 최고다. 우리 목사님이 최고다. 우리 교회가 최고다.” 이런 말씀들 하시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때는 그것이 무슨 말씀인지 잘 몰랐다. 무엇을 경계하라고 하신 건지 그때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다니는 교회는 소위 대형교회다. 대형교회여서 이 교회를 다니게 된 것은 아니지만 교회 규모가 크기는 하다.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어서 매일 교회에 가 있어야 했을 때 평일에도 예배가 매일 있는 교회가 집 가까이 있어서 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코로나 직전에 등록을 해서 잘 다니고 있다.


이전에는 작은 교회에서 어려운 이야기도 털어놓고 하면서 위로를 받는 게 힘들 때 의지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는 인간적인 생각이 들어있었다. 하나님은 그때 사람들에게 위로를 구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하셨다. 인간은 의지할 대상이 아니라 사랑할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하셨다. 대형교회 들에서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지만 대형교회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면 작은 교회는 문제가 없는가? 교회는 다 죄인이 모여서 이룬 공동체다. 개척교회는 사랑이 가득하고 대형교회는 세속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규모가 문제는 아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처음 교회 등록하는 과정에서 새 신자 교육을 받는 중에 한 과정을 인도하신 장로님께서 “우리 교회는 새 신자가 아쉬운 교회가 아니다 주차 공간도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교회를 사정해서 오는 게 아니라 이렇게 교회에 온 것도 주님이 주신 은혜라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무려 새 신자 등록 과정에서 저런 말을 하는 장로라니…. 받아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교회가 교인이 아쉽지 않다니 좋으시겠다고 해야 하나 몇 년이 지나도 답이 안 나온다.


나는 코로나 이후 교회에서 줌을 통해 여러 가지 교육 과정에 참여했다. 원래 교육과정내용과 참여 가능 요일을 보고 선택했는데 한 번은 같은 타이틀의 양육과정 중에 우리 공동체 목사님이 하시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어쩐지 같은 이름의 교육을 우리 공동체가 아닌 다른 공동체로 가는 게 좀 그런가 싶어서였다. 그 교육 말미에 공동체 담당 목사님이 “우리 교회”가 정말 좋은 교회이고 이렇게 “좋은 교회”에서 믿음 생활 하는 것이 너무 좋다고는 말씀을 꺼내셨다. 화면을 통해서도 이 “우리 교회 최고”식의 발언이 거북했다.

그 과정에 교회에서 하는 방송 사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의 배우자가 참여하고 계셨다. 아무도 몰랐다. 그분이 티를 안 내셨으니까. 굳이 목사님은 그분을 소개하시고 “권사님”이라고 칭하셨는데 그분은 바로 “저는 권사가 아닙니다.”라고 정확히 말씀하셨다. 목사님은 다시 “그럼 집사님”이라고 칭하셨는데 그분이 “저는 직분자가 아닙니다.”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러자 목사님은 “아휴 그냥 집사님 하시면 됩니다.”같은 이야기를 하며 집사님으로 칭하셨고 그분은 바로잡기를 포기하셨는지 그냥 잠자코 계셨다. 이날 정말 마음이 많이 어려웠다. 유난히 이 과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이 어려웠던 것도 기억난다. ‘이런’ 교회에서 ‘이렇게’ 대단한 사람과 교육을 받으니 감사할 일이라는 말을 들은 것 같아서 영 불편했다. 다만 백발이 성성한 이 여성도 분이 겸손하게 몸을 낮추시던 모습이 감사하고 이런 분이시라면 방송 사역이 더 규모가 커져도 오히려 더 겸손하게 기도로 동역해 주실 것 같아 위안이 되었다.


내가 다니는 교회가 규모가 크고 인프라가 상당한 건 사실이다. 교회에 좋은 양육과정이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그걸 인도하는 목사님들이나 참여하는 성도들 모두 말씀에 대한 열정이 있고 말씀으로 성장해 나가는 귀한 지체들이 많으니 함께하며 많이 배우고 은혜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교회가 크고 시설도 좋아서 편안히 다닐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내가 믿음이 약하니 신앙생활에 도움이 많이 필요한가 보다 생각도 하고 교육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말씀을 더 많이 읽고 묵상하라는 인도 하심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대형교회여서 건물이 크고 좋아서 양육과정이 다양해서 그럴싸한 카페와 서점이 있어서 등록했던 게 아니다. 그 시절 나는 철저하게 주님 앞에 엎드린 심정으로 그저 주님의 선하심을 믿고 인도하심만 바라보고 갔다.


그러면 이쯤에서…. 어느 교회는 ‘나쁜’ 교회 고 어느 교회는 ‘좋은’ 교회 란 말인가? 교육 과정이 빵빵하지 않고 공간이 충분치 않고 재정이 취약하고 사역이 많지 않은 교회는 ‘별로’라는 말인가. ‘이런’ 교회 목사여서 감사하고 내가 이렇게 ‘좋은’ 교회에 다녀서 너무 좋다는 이야기들은 불편하다. 내가 그 ‘좋은’ 교회를 다녀도, 아니 다녀서 더더욱 마음이 어렵다. 이 ‘좋은’ 교회에 모여서 너무너무 좋다고 우리끼리 좋아하는 모습이 두렵다.


몇 해전 우리 교회에서 퇴임하시고 교회를 개척하신 목사님이 “이렇게 좋은 교회를 왜 그만두냐”는 동료 목사의 말을 듣고 반박하셨다는 일화를 설교 중에 들었다. 정말 인간은 다 죄인이다. 이건 내가 대기업(은행) 퇴사할 때 후배들에게 듣던 말 아닌가. 언니 은행을 왜 관두냐…. 고. 목사가 이게 할 말인가.


주님의 뜻으로 새워진 교회는 모두 귀하고 자랑할 것은 교회 규모나 인프라가 아니라 오직 예수. 내 주 하나님뿐이다. 우리가 세상 사는 동안 자랑할 것은 주님뿐임을 고백하는 삶을 살게 하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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