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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버트 Feb 15. 2021

<취업의 정석>이라는 지도에서 벗어나라!

길버트 잡(JOB) 생각, 아홉 번째

어제 무심코 인터넷에서 가십 콘텐츠를 보다가 눈에 띄는 내용이 있었다. 자신을 현직 인사담당자라고 소개한 한 분이, 자소서 평가를 하다가 답답함을 토로하는 내용이었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성실하다, 열정적이다, 창의적이다' 등등의 남들과 비슷한 키워드로 작성된 자소서가 너무 많다 보니 평가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답답하다는 것이다. 물론 나도 100% 공감하는 내용이다. 실제로 서류 접수를 받아 자소서를 읽다 보면 너무나 비슷한 내용이 많다. 그래서 보통 인사담당자들이 자소서 한 개를 읽는데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한 편으로 취준생 입장에서 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또 현실이다. 직무 역량 중에서 지식과 기술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필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성실, 열정, 창의, 도전 등등의 공통 직무 태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주제를 준비했다!

인사담당자와 취준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뻔하지 않게 자소서 쓰는 방법'이다!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방법으로 인사담당자에게는 지루함을 줄이고 가독성을 높여 주고, 취준생에게는 새로운 사례로의 대체 없이 기존 사례를 이용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tvN '스타특강 show' 전현무 편 캡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방법은,

직무역량을 그냥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인사담당자가 글을 읽으면서 스스로 직무역량을 유추해 보도록 하는 방법이다.

보통 많은 취준생들은 "저는 창의성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했던 사례가 있습니다~~"라고 첫 문장을 쓰고 이와 관련된 사례를 이야기한다. 예전에는 이 방법이 괜찮았다. 우선, 명확하게 직무역량을 잡아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고 두괄식으로 이야기하다 보니 글이 깔끔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먼저 이와 비슷한 스타일로 글을 작성한 취준생이 너무 많아졌다. 모두 학교 비교과 특강과 유튜브 정보, 취업포털 사이트의 합격 자소서를 넘치도록 보고 또 분석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상향 평준화가 되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채용 시장에서 남들과 딱히 구별되지 않고 비슷하다는 것은 좋지 않다. 어떻게든 달라야 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으로 적은 인원을 뽑을 때는 더더욱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인사담당자들이 글의 내용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 지원자는 직무역량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을까?' '이 지원자가 생각하는 창의성은 무엇일까?' 아니면 '기업이 원하는 창의성에 대해 알고나 있을까?' 실제로 면접 때 보면 특정 직무역량이나 키워드에 대해 별 고민 없이 그냥 '남들이 다 이야기하니깐, 취업 전문 강사나 유튜버가 중요하다고 하니깐 나도 이야기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오는 지원자가 너무나 많다. 그래서 이런 직무역량을 자소서에 두괄식으로 적을 때는 그 키워드가 나타내는 의미 또는 개념이 무엇인지 본인 스스로 명확히 규정을 하고 써야 한다. 단, 그 규정이 정답이면 좋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된다. 본인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정답이 있으면 된다. 누구나 생각하는 개념에 대한 정의는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그래서 나는 꼭 취준생들이 특정 키워드를 언급하는 것보다 이를 내용에서 자연스럽게 유추할 수 있게 쓰도록 안내한다. 즉, "저는 홍보마케팅 대외활동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법을 이용해 성과를 본 경험이 있습니다!"라고 적고 그 새로운 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적어 주는 것이다. 그럼 그 내용을 본 인사담당자는 자연스럽게 '이 지원자는 창의성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저는 그동안의 성실함을 무기로 앞으로 00기업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인재가 되겠습니다!"라고 적기 보다, "저는 지난 3년 동안 주5일 학교 운동장을 뛰고 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 기간이던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이던 상관없이 스스로 정한 나와의 약속을 어긴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고객과의 약속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지키는 영업인이 되겠습니다!"라고 적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이미지 출처: 청년Job 희망팩토리 홈페이지 中

두 분째 방법은,

직무역량에 대한 명확한 이해다.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평소 자신이 생각한 역량(태도)이 아닌 기업에서 이야기하는 역량(태도)에 대한 바른 이해다. 우리 취준생들과 기업이 생각하는 역량의 이해도에서 가장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이 '성실' '커뮤니케이션 스킬' '도전정신'이다. 


먼저 '성실함'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키워드는 가능하면 자소서에 쓰지 말라고 한다. 성실함은 기본이지 어필 강점이 아니다. 실제로 취준생들에게 물어보았을 때, '자신은 성실하지 않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즉, 99.9%의 취준생이 자신은 성실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기본 역량은 절대 어필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본인의 성실함을 이야기하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빠지지 않고 모두 출석했다는 것 또는 지각 한번 하지 않았다 등으로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보기에 이런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대단하다'라고 칭찬해 줄 수 있을까? 본인의 학교 생활이 그렇지 못했던 몇몇 직장인들은 그럴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왜냐고? 이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지각하지 않는 것, 출근 빼먹지 않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 아닌가?! 그래서 절대 이런 사례는 안된다. 그럼 어떤 사례가 좋은가?

결론은 성실함을 가지고 본인이 이룬 성과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학점이고 또는 자격증, 운동 등이다. 학교 수업을 빠지지 않고 성실히 공부했다면 당연히 학점이 좋을 것이고, 산만하지 않게 꾸준히 성실히 자격증 공부를 했다면 취득에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요즘은 몰라도 예전에는 성실함은 곧 학점이었다. 하지만 남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학점을 가지고 있거나 또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자격증이 있다면 이 방법 또한 좋지 않다. 그래서 내가 성실함 작성을 비추천하는 것이다.


다음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다. 쉬운 말로 의사소통 능력이다. 너무 많은 취준생들이 '본인은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소서에 적는다. 4~5개의 질문 문항 중에 성실함을 적지 않는 취준생들은 있어도, 의사소통 능력을 적지 않는 취준생은 정말 거의 없다. 다들 왜 이렇게 의사소통 능력에 집착하는지 잘 모르겠다. 앞전의 성실함과 마찬가지로 문제는 취준생이 생각하는 의사소통과 기업에서 생각하는 의사소통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의사소통의 대상이다. 취준생의 대표 대상은 친구, 가족, 선후배 또는 교수님 정도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의사소통 대상은 어떠한가? 고객, 상사, 후임, 협력 업체/기관 담당자 등이다. 즉, 취준생들의 의사소통 대상은 가깝거나 친분이 어느 정도 있는 편한 상대다. 하지만 직장인들은 거의 그렇지 않다. 고객만큼 아니면 상사만큼 까다롭고 어려운 상대가 어디 있는가?! 그렇기 때문에 자소서에는 어려운 관계에서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했던 사례를 적어 주어야 한다. 좀 더 정확하게 어려운 대상을 상대로 나의 설득력을 적절히 사용해 성과를 냈던 경험을 적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교수님, 아니면 교직원이나 대외활동, 알바 현장에서 만난 상대하기 어려웠던 대상으로 타깃을 잡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도전 정신'이다. 보통 도전 정신을 이야기하면서 예전에 가장 많이 나온 사례가 국토 대장정, 또는 해외 봉사, 여행, 그리고 대외활동 등이다. 이 활동 등에서 도전 정신을 발휘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인이 평소에 도전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단정 짓기는 애매하다. 보통 00정신 같은 개념들은 일회성이 아니다. 보통 꾸준한 활동들을 통해 00정신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1년에 한 번 할까 말까'한 국토대장정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10km, 20km, 풀마라톤, 또는 산악마라톤, 100km 울트라 마라톤 등등 어느 분야에서 꾸준한 활동을 통해 도전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도전정신이 아닌 그냥 문제해결력이다. 하지만 이 '문제 해결력'이라는 키워드도 굉장히 애매하다. 그러니 절대 본인이 일회성으로 특별한 경험을 한 것을 가지고 '저는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지 말기 바란다.


이제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이다.

쉽게 말해 '남들이 하지 않은 경험'을 하면 된다. 물론 이 방법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맨 마지막에 쓴 이유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들이 하는 경험만' 할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는 것을 취준생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실제 자소서를 보다 보면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한 지원자들도 적지 않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시기다. 남들이 하지 않은 경험을 하려고 하면 본격적인 취준 기간인 고학년 때는 어렵다. 시간과 심리적 여유가 있는 저학년 때가 아무래도 좋다. 그래서 이 기간 동안 가능하면 다양하고 재미있으며 신기한 경험들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딱 어느 직무를 염두에 두고 하기보다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것이 좋다. 저학년 때부터 너무 직무를 생각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어려울 것이다.

내가 추천하는 활동은 '창업'이다. 간단하게 창업 동아리를 하면서 사업계획서도 작성해보고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내서 구체화하는 것도 어느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고, 좀 더 심도 있게 실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사업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실제로 창업을 해본 취준생들이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적어도 남의 돈 벌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또 혼자만의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안전만 확보된다면 남들이 가는 유명 관광지로의 여행이 아닌 오지 여행들도 좋을 것이다. 그런 곳은 분명히 불편할 것이고 그 불편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뻔하지 않게 자소서 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나의 자소서가 뻔하지 않으려면,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된다. 홈페이지와 기사에서 읽은 기업의 이야기가 아닌, 취업포털과 유튜브에 있는 다른 이의 합격 자소서가 아닌, 책이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 얻은 멋져 보이는 타인의 경험이 아닌, 내가 직접 100% 경험한 나의 이야기다. 오히려 지금처럼 취업 관련 정보가 거의 없었던 시절 지원자들의 자소서가 더욱 특색 있고 개성이 넘쳤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오지 탐험가이자 국제구호단체 긴급 구호팀장인 한비야씨의 말처럼, <취업의 정석>이라는 지도에서 벗어나는 것도 내 자소서를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이미지 출처: 해럴드 경제, 00대학교, 한비야 초청 특강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기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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