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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기주 Nov 29. 2023

쉽고 편한 선택은 자주 후회한다.

배달음식은 치우기가 너무 귀찮다.  딱 첫입까지만 즐겁다. 


1. 너무 많은 쓰레기가 나온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물론이고 음식물 쓰레기도 많이 발생한다.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 환경에 좋지 않다는, 그런 당연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진짜 쓰레기가 많이 나와서 처리가 곤란하다. 1인 가구의 음식물쓰레기봉투는 웬만해선 작은 사이즈일 것이다. 건더기만 버리면 되는 음식이면 차라리 다행이다. 김치 찜 같은 음식이 버릴 때 제일 힘들다. 치렁치렁한 김치를 버리고 있으면 아깝고 어떻게 하면 작은 봉투에 버릴 때 손에 안 묻게 버릴지 고민하게 된다. 또 마라탕, 엽떡, 곱창 같은 고추기름 가득한 음식을 먹고 분리수거할 때 짜증이 솟구친다. 하얀 용기에 묻은 고추기름들 어떤 건 씻어도 재활용이 안된다고 하고 어떤 건 씻어서 분리배출 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빡빡 설거지한다. 수세미에 빨간 고추기름이 스밀 때 그냥 이 행위를 관두고 다 내다 버리고 싶어 진다. 그래도 일단 헹군다... 

그렇게 씻고, 묶고, 분류해서 쌓이는 쓰레기는 한가득. 맨 처음 배달받을 땐 좋았지만 버릴 땐 쓰레기일 뿐이다. 


2. 돈이 많이 나간다. 


평소 3만 원짜리 옷은 고민하고 고민하다 결국 안 사면서, 배달시킬 때 3만 원은 아주 그냥 우습게 쓴다. 최소 주문 금액에 배달비까지 더해지면 내 지갑 털어가는 양아치들이 따로 없다. 혼자 끼니를 해결하고 싶어서 배달시켜 먹으려던 건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게 시킨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많이 먹지도 못하는데 최소주문금액 채우느라 이것저것 더 담았다가 늘어나는 금액에 어이가 없어서 주문을 포기한 적도 있다. 그래도 시켜 먹을 때 돈 쓰는 감각과 옷살 때 감각이 다르다. 옷 살 때는 3만 원 대도 필요한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고 괜히 아까운데 먹을 때 쓰는 3만 원은 이 정도면 괜찮지 하고 넘어갈 때가 더 많다. 세 번만 시켜 먹어도 10만 원은 그냥 나가게 된다. 


3. 치우기가 귀찮다. 

친한 언니가 귀찮지 않게 치우는 법을 알려줬다. 바로 뇌가 치우고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수다를 떨면서 천천히 하나하나 옮기라고 했다. 생각해 보면 불가능한 것은 아닌데 뭐든 빨리빨리 해치우고 싶어 하는 내 본성과 쌓여있는 쓰레기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난다. 물론 언니의 발상은 귀엽다. 


수도권에 살면서 빠른 배달의 편안함을 누리고 있지만 그런 편안함 뒤에 불편한 것들이 주렁주렁 딸려온다. 

자주 하는 다짐을 또 해야겠다. 어차피 몸에도 안 좋고 환경에도 안 좋은 배달음식 줄여야지. 돈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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