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도 이제 스레드로 갈아타. 요즘엔 그게 대세야.”
2년은 좀 더 지난 이야기다. 비공개인스타그램 계정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인스타를 할 줄이야.
나는 세상 무심하고 타인의 삶에 큰 관심이 없었다. 애써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았다.
내 또래라면 누구나 알고 즐겼을 싸이월드 시대에, 알 수 없는 상실감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겉으로 보이는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며, 내 현재의 가치를 부정하는 어리석음은 나의 우울감을 증폭시켰다.
극단적 성격인 나는 이후 카톡까지 차단하고 문자와 전화의 기본 기능만 사용했다.
내 삶의 어느 한 구석도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스레드 세상에서 빛을 얻으며 산다. 내 우울을 공개하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과 존대 없이 소통한다. 처음 보는 이에게 ‘스하리완’을 외치며 친구 찾기에 몰입 중이다. 스레드는 나에게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었다. 어쩌면 ‘우리에게’가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스팔!
아직 좋은 사람들이 많다.
-오늘 나는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나의 우울은 기척도 없이 찾아온다. 방구석에 몸을 누이고 모든 빛을 차단한 나는 가쁜 숨을 몰아 쉰다. 나는 아프다고, 힘들다고 소리 내어 말하고 싶지만 이불 끝으로 입을 틀어막고 소리 없이 소리를 지른다. 딱 사라지고 싶다. 간절한 한 줄을 올렸다. 나 좀 봐 달라고.
거짓말처럼 핸드폰이 진동을 멈추지 않았다. 위태롭고 모자란 인간을 걱정하는 낯선 이들의 목소리가 나를 꺼내 주었다. 외롭고, 어둡고, 무서운 암흑 속에 갇힌 나를….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우리의 관계를 공고히 했는지 알 수 없다. 아침에 나눈 궁모닝 인사, 빙구라 놀리고 깔깔대던 농담, 우울을 나누던 한 줌의 위로. 무엇이 되었건 나는 그들에게 친구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사람이 되었다. 그저 스치니가 아니라…
스친 이.
우연과 필연 어느 중간쯤에 인연이 스친…이
지금은 좀 과하다 싶을 만큼 그 세계에 몰입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도 그들에게 좋은 스친이가 되고 싶다.
나의 친애하는 스친들.
그들의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