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방학 숙제

좋았으면 되었다.

by 정말빛

그림책 작가를 꿈꾸며 그림을 배운 지 만 3년이 지났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 특히 인물묘사를 하지 못해 주로 풍경이나 추상화를 그린다. 순수하게 창작하는 것이 어려워 아직도 모작을 한다.


나는 성격이 급해 어떤 일을 시작했을 때 눈에 보이는 결과가 바로 나지 않는 일을 쉬 포기한다. 그림 그리기는 포기되지 않는다. 내가 보기로는 앞으로도 실력이 급격히 늘 것 같지는 않다. 내가 그림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화실에서 그리기에 집중하는 시간이 좋다. 그리고 작은 화실에 수강생 두세 명이 앉아 일상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그림에 관심을 가지며 응원하는 마음이 좋다.


그림 두 점을 진행했는데 오늘 한 점을 완성했다. 솔직히 말하면 선생님의 붓터치 두 번이 그림을 살렸다. 순수히 혼자 힘으로 해내지 못했지만 완성된 그림을 보니 마음이 뿌듯했다. 내가 또 하나를 해냈구나. 그림 그리는 시간은 나에게 힐링이 된다. 잘 그리지 못하면 어떠랴. 좋았으면 되었다.


사람이 살아가며 즐거운 일 두어 가지만 있어도 힘든 순간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언젠가는 내가 그린 그림으로 그림책을 출간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