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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그라미 May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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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제주

잠들기 전 꼭 검색한다. 제주도 최저가항공권. 지금은 백수인지라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어짐에 감사하다. 직장을 다닐 때도 주말에 시간이 맞으면 당일로도 다녀오곤 했다.


제주에 와서 별달리 하는 일은 없다.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기에 유명 관광지나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는 곳은 가지 않는다. 그냥 차를 타고 가다 내 눈에 풍경이 들어오면 거기가 목적지다.


앉아서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하고, 가끔은 자전거를 탄다.

주로 혼자 다니기 때문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오로지 내 감정에 충실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혼자서 무슨 재미로 가느냐?

혼자 가서 뭐 하냐?

혼자임을 즐기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은 힘들다.

난 내 직업을 좋아하고, 자부심이 넘치지만 직장은 싫다. 폐쇄적이고 민주적이지 못한 시스템이다. 그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럴 때 불쑥 제주도가 생각난다.

내 집 주변에는 바다도 없거니와 제주도만이 주는 낭만과 고요가 없다.


이 시끌벅적한 섬에서 무슨 고요를 말하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방이 바다인 이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나름의 고요가 있다.


나는 지금 숙소의 창을 열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이 글을 쓴다. 고개를 돌리면 샛노랑의 유채꽃 바다도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치유방법이 필요하다. 그게 어떤 식이든 괴로움과 아픔을 가슴에 묻지 말아야 한다.

어떤 이는 기도가 또 어떤 이는 소주 한잔이..


나에게 제주도는 치유다.

'더 글로리'의 이도현이 발포비타민의 기포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고요를 얻듯이 나는 하얀 파도와 잘게 부딪히는 바닷소리로 나를 위로한다.


좀 더 발칙한 상상으로 멋진 글을 쓰기 위해 지금 나는 치유 중이다.



나의 작품.

제목: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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