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떠 아이를 깨우고 물 한잔에 정신을 차린다. 양치를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
그리고 나는 책상에 앉는다. 시집을 꺼내 찬찬히 읽어간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써 내려간 작가의 마음 한 줄 한 줄에 내 감정을 이입시켜 본다. 나도 암이라는 병을 두 번이나 앓았던 터라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작가의 글은 생각보다 깊이 있는 성찰이었고, 절망보다는 그리움과 유쾌함을 많이 보였다.
사랑, 우정, 그리고 지난 스스로의 삶.
시를 곱씹어 읽다가 필사를 한다.
한 자 한 자 눌러쓰며 나는 작가가 된다.
내가 쓰는 이 마음과 같았을까? 아니 지금 나는 작가의 마음에 들어가 있을까?
모든 예술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문학, 특히 시는 읽는 사람 마음이다.
한 달 동안 내가 읽어 내려간 마음이, 작가의 이해라 사칭된 나를 읽는 것이었다.
나는 희망과 사랑을 먼저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