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2일 (월) ~ 2021년 3월 23일 (화)
온라인 클래스가 시작되는 첫날이다. 매일 마스크를 끼고 등교해서 거리두기를 실천 중이긴 하지만 다시 온라인 클래스를 하게 될 것이라소는 생각 못 했는데... 짧은 시간 안에 온라인 클래스를 준비하셔야 하는 선생님들도 혼란스러워하시는 걸 느끼 는 중이다. 작년에 온클(온라인 클래스)을 면서 느낀 단점 중 하나가 선생님과 학생 간의 소통 문제였는데 이번에도 별로 달라진 건 없었다. 작년보다 경험치는 있었지 만 EBS 온라인 클래스도 리뉴얼되었고 새로운 선생님과의 온클이라 학급 단체 카톡방에서 알림음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울려댔다. 개인적으로 새로 리뉴얼된 EBS 온라인 클래스가 더 좋은 것 같다. 딱 하나 단점을 꼽자면 동영상 뒤로 가기가 되지 않는 것?
몇 주전 언니 방 컴퓨터가 망가졌었다. 그런데 온클을 해야 하는 사람은 우리 집에 두 명이고 컴퓨터는 노트북 포함해서 두 대 였으나, 하나가 망가지는 바람에 내가 쓰던 노트북을 언니에게 양보하고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온클을하다가 주말에 담임 선생님께서 집에 형제자매가 있어서 온클할 때 불편한 학생들을 물어보셨셔 텍스트로 대답했던 기억이 떠올라 연락드려보니 노트북은 이미 다른 친구들이 가져갔고 대신 삼성 갤럭시 S6 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고 하셔서 겨우 2주 쓰겠다고 아무 노트북이나 사는 것보다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이패드 살까 말까 고민하던 차 태블릿 한 번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급한 대로 받아보았다. 아이패드 살까 말까 에서 아이패드 살까, 갤럭시 탭 살까로 고민이 바뀌 었다.
장학금 신청기간을 놓쳤다. 저번 주 목요일 (코로나 19 검사를 받던 날) 담임 선생님께 부탁해서 성적증명서를 떼어 다음날(자가격리 2일 차)까지 시청에 제출했어야 했는데 자가격리 때문에 그러지 못해 아쉽고 계속 뇌리에 맴돌았다. 장학금 금액이 좀 세기도 하고 될 것 같아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미리미리 해둘 걸 후회되기도 한다.
뭐,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어쩔 수 없으니 다음을 기약해 보는 수밖에.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몸에 열이 많은 편이라서 겨울에도 창문을 열어두는 경우가 잦다. 자가격리를 하게 되면서 환기 자주 하라는 얘기를 귀에 딱지 생기게 많이 들어서 아침마다 환기를 해주는데 아직 바람이 쌀쌀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자꾸 기침이 나서 겁이 났다. 의식적으로 내가 기침을 참고 삼키려는 것이 느껴져서 코로나일까 봐 덜컥 겁이 났다.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전담 공무원님의 통화 타임에서 몸상태를 말씀드렸더니 몸을 따뜻하게 하고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하셨다.
짜증이 많아졌다. 전보다 많이 예민해지고 있는 것 같다. 부쩍 감정상태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 중이다. 자가격리 처음 시작할 때 받은 책자나 유인물에 왜 심리치료를 지원하소 있다고 홍보하고 심리상담소 전화번호로 도배해 놨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내가 짜증 나고, 왜 예민해졌는지 정확하게 원인과 요인을 정확하게 표현하거나 대답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외출은 고사하고 집 안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도 없는 답답함과 따분함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또 요즘은 따분하지도 않다. 결석 처리되지 않기 위해 아침 9시 전에 잠에서 깨서 1교시부터 7교시까지 풀 수업하고, 곧바로 온라인으로 학원을 다녀온 후에 평소처럼 복습하고, 학원 숙제하고, 이렇게 글쓰다보면 하루가 금방이다. 하루 종일 한 의자에 앉아서 똑같은 것만 보는 중이다. 며칠 전부터 보기 시작했던 넷플릭스 드라마 볼 시간도 거의 없고 친구들과 영상 통화하는 횟수나 시간도 어느새 줄어들었다. 나는 원래가 집순이라 코로나 19 핑계 대며 며칠이고 집에만 있는 것을 즐기고 최대한 집에만 있으려고 노력했는데 사람이 참 간사하게도 나가고 싶다. 자기 의지로 6일 내내 집에만 있는 것과 강제로 6일 내내 집에만 있는 것은 다른 가보다. 솔직히 자가격리 시작할 때는 밖에 안 나가니까 불안감과 더불어 개꿀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개뿔. 나가고 싶다. 거실에 누워서 잘 보지도 않는 TV 라도 보고 싶다.
6일째 칩거생활로 굉장히 더러워진 방청소를 했다. 방이라는 공간은 한정적이지만 최대한 움직이고, 깔끔한 공간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하지만 기침 때문에 환기를 조금 줄이고 있다. 두꺼운 옷을 입으면 금세 땀이 나고 답답해서 최대한 가볍게 입고 실내 온도를 높이려고 한다. 그래서 창문을 닫아두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아직 바람이 차다.
힘들 때 웃는 게 일류라고.
이번 고비만 넘기면 괜찮아지겠지 싶은 마음으로 이젠 즐기는 것보다 견디고 있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앞서 나는 '집순이'라고 칭했지만 내 MBTI는 ENFP다. 변덕이 심하다.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것도 좋아하고 적당한 우울감도 즐길 줄 알지만, 신나고 즐거운 감정 또한 느껴야 살 수 있는 사람이다.
친구들과 영상 통화하면서 웃긴 했지만 아무래도 직접 만나서 노는 것보다는 덜하고, 입을 다무는 시간이 계속 늘어나니 항상 언짢은(upset) 상태다. 그래서 나에겐 자가격리가 더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는지 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