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콜라보레이션 #1. 공간을 만들다(NIKE x 275C)
나이키와 함께 협업한다는 것은 이 업계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분명 설레는 일일 것이다. 2019년, 드디어 나이키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10년이 넘는 시간 수많은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하고 실행해왔지만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손에 꼽을 만큼 좋은 결과물과 의미를 남긴 프로젝트이다. 이 글에서는 나이키와의 첫 시작이 되었던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이후 AXOO와 나이키가 함께한 다양한 작업들 또한 소개해보겠다.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는 스스로의 위대함과 가능성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당당한 여성들을 지지하고, 모든 여성이 그들의 인생에서 주체적인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 캠페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rKo-vh1GNM8&t=1s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캠페인의 키비주얼을 재해석하여, 나이키가 주력하는 서울 4곳의 오프라인 스토어 — 카시나(압구정), 비이커(청담), 웍스아웃(홍대), SNKRS(홍대) — 에서 브랜드 캠페인의 메시지를 예술적으로 풀어내고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하는 것이 핵심 미션이었다. 단순 이미지를 만드는 데 그치치 않고, 이미지가 실제 공간에 구현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하는 프로젝트였기에, 악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맡을 역할과 범위를 명확히 정리해야 했다. AXOO는 공간 연출을 위한 오브제 제작·설치·시공까지 함께할 수 있었기에, 해당 업무의 주체에 대해 나이키 측과 협의했다. 당시 나이키와 오랜 기간 협업해온 파트너사가 이미 존재했기 때문에, 제작·설치·시공 관련 업무는 해당 파트너사가 맡기로 결정되었고, AXOO는 아티스트 큐레이션과 협업을 통한 키 비주얼 제작, 공간 연출기획에 집중하게 되었다.
❋ PRACTICAL INSIGHT(실무 인사이트)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복합적이며, 협업이 필요한 다양한 전문영역이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지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각 프로젝트에서 어디까지 책임지고 실행할 것인지 명확히 설정하는 일은 에이전시의 핵심 역할 중 하나다. 이런 기준이 있을 때, 아티스트와 브랜드 사이에서의 역할도 명확해지고, 결과물 역시 더 정교하고 안정적으로 완성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시각적으로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공간에 대한 이해와 작업 경험을 갖춘 아티스트가 필요했다. 물론 이에 더해 경력이나 인지도가 높은 아티스트일수록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내부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다. 제안할 아티스트를 선정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없다. 함께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명확하게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아티스트 275C다. 마음속 1순위는 아티스트 275C였지만, 아트 콜라보레이은 협업인 만큼 우리의 취향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275C를 포함해 총 3명의 아티스트를 리스트업해 나이키에 제안했다. 사실, 우리가 1순위로 생각한 아티스트를 클라이언트도 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경우는 결코 흔하지 않다.(물론 그렇게 설득해내는 것 또한 에이전시의 실력이다.) 브랜드의 시선과 에이전시의 직감이 항상 정렬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우리가 1순위로 꼽았던 아티스트 275C를, 나이키 역시 1순위로 공감해준 것이다. 이렇게 이 협업은 275C와 함께하게 되었고 기분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었다.
❋ PRACTICAL INSIGHT(실무 인사이트)
우리와 같은 필드에 있는 사람이라면 아티스트를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제안할 것인가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한다. 결국 클라이언트는 제안서를 통해 아티스트에 대한 신뢰를 갖고 매력을 느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아티스트 제안이 단 한 번에 통과된다면, 그것은 운이 좋은 경우다. 늘 2차, 3차까지 염두하고, 클라이언트와 에이전시의 방향을 정확히 정렬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275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
275C는 스스로를 '비주얼 토탈 아티스트'라고 정의한다. 그래픽 디자인을 기반으로 공간, 패션, 제품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구축해왔다. 나이키를 비롯하여 아디다스, 퓨마, BMW, 삼성전자, SBS, 스타벅스, 현대백화점, IKEA 등 수많은 브랜드와 협업해 왔다.
최근에는 COS와의 협업으로 자이언티와의 콜라보 전시를 기획하고 선보인 바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에셋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였다.
이 에셋을 활용하여, 주요 4개 매장의 일부 공간을 연출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였다.
1.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 키 그래픽(레터링, 키컬러 등)
2. 메인 모델의 사진 이미지
❋ PRACTICAL INSIGHT(실무 인사이트)
작업 착수 전 DO와 DO NOT 포인트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에셋을 어디까지 건드릴 수 있나요?', '작업 시 조심해야 하거나 지양하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등을 체크하는 일이다.
공간에는 비주얼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디지털 스크린, 시트지 그래픽, 집기, 오브제, 조명 등. 우리는 주어진 에셋을 바탕으로, 아티스트의 예술적 언어로 공간을 어떻게 풀어낼지 기획해야 했다. 이제 바통은 275C에게 넘어갔다. 과연 아티스트 275C는 어떤 구상을 준비해올까? 늘 1차 시안을 기다리는 시간은 가장 가장 설레고 기대되는 시간이다. 물론 약간의 걱정도 늘 함께.
❋ 1차 시안
1차 시안이 도착했다. 아티스트 특유의 기하학적인 시각 언어를 통해, 이번 캠페인의 핵심 에셋이 새롭게 재해석되었다. 2D 키비주얼로 출발해, 이것이 3D로 변환되어 공간에 구성되는 계획까지, 역시 275C다 싶었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반응이 매우 좋았고, 나이키 역시 큰 방향성에 대해 공감했다. 아트 콜라보레이션에서는 늘 1차 시안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순간이다. 이 단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면, 이후는 결과물까지 디테일에 집중하여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1차 시안에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공감대를 형성하는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특히 이번처럼 마감 일정이 매우 타이트한 프로젝트에서는, 더더욱 1차 시안과정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1차 시안 이후 2차, 3차, 4차 시안까지 오가며 다양한 논의와 개발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글은 프로젝트 전반을 소개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그 과정을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다. 아래의 이미지들은 시안 과정에서 제안되었던 다양한 아이디어 중 일부다.
❋ 결과물
핵심 방향에 대해서는 1차 시안에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이후 과정은 디테일과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었다. 디벨롭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주요 피드백들이 있었고, 이를 반영 및 보완하여 최종 그래픽 결과물을 완성하였다.
방문객들의 동선을 고려해 '캠페인 메시지(너라는 위대함을 믿어)'의 노출효과를 높임
기술적으로 제작(구현)이 어려운 부분은 현실적인 방향에 맞게 수정
제작비가 무리하게 소요되는 디자인 효율적으로 보완
❋ 제작·설치·시공
이제부터는 제작-설치-시공의 영역이다. 아티스트가 구상한 비주얼이 실제 공간에서 얼마나 온전히 그리고 퀄리티 있게 구현될 수 있느냐가 달린 매우 중요한 단계다. 이후 다른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이 제작 과정을 AXOO가 직접 리드한 사례도 소개할 예정이다. 늘 그렇듯, 이번 프로젝트의 제작 과정에서도 쉽지 않았던 지점들이 몇 가지 있었다. 가장 큰 특징은 조형물의 형태가 원형이나 정사각형 같은 정형 구조가 아니라 매우 비정형적인 구조였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컬러 표현에 그라데이션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처럼 형태가 복잡하고 색감 표현이 섬세할수록, 아티스트가 의도한 디테일이 제작 과정에서 왜곡되거나 생략되는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최종 결과물의 퀄리티가 눈에 띄게 떨어질 위험도 크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제작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이번에는 나이키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파트너사와 함께하면서, 아티스트의 구상이 현장에서 온전히 구현된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렇게 완성된 아름다운 결과물을 공개한다.
1. 압구정 카시나(KANISA)
2. 홍대 SNKRS(스니커즈)
3. 홍대 웍스아웃(WORKSOUT)
4. 청담 비이커(BE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