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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을 아끼는 이유

by YoonSeul

나는 예전엔 말이 많았다

좋은 말

옳은 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말

그런 말들을 하며 사람과 가까워진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말이 많을수록 오히려 마음이 멀어질 때가 있었다

진심을 전하려 했는데

전달된 건 의도와 달랐고

그 어긋남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래서 요즘은 말을 조금 아낀다

침묵이 때로는 오해보다 낫다는 걸

그리고 조용한 시선 하나가

말보다 깊이 닿을 때가 있다는 걸 안다


누군가 나에게

왜 그렇게 쉽게 속을 드러내지 않아요? 묻는다면

이제는 이렇게 답할 수 있다

아껴야 할 말이 있고

더 기다려야 따뜻해지는 말이 있으니까요


말은 결국 온도다

급히 내보내면 타버리고

조금 식혀두면 오래 따뜻하다

그 온도를 맞추는 법을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마음을 데운다

내가 던지는 한 문장이

누군가의 하루를 덜 차갑게 만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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