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함 속 따뜻함
서로의 가치를 알아본다는 건
크고 특별한 말을 주고받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아무 말 없는 순간에
조용히 드러난다
말이 없는데도
숨은 온도가 느껴지는 순간
서로의 속도와 장단을 맞추며
조금 느리게 걷거나
잠시 멈춰 서 있는 순간
장난처럼 팔이 스치거나
서로의 발걸음을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
말하지 않아도
이미 서로는 같은 편이라는 걸 느낀다
그 사람이 가진 방식을 바꾸지 않아도 되고
속도를 맞추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때 마음속에서
서로의 존재가 조금 더 무겁게 다가온다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존중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신뢰
그것이 서로의 가치를 알아보는 순간이다
함께 있어도
각자의 자리가 사라지지 않는 관계
필요할 때 기대고
그러나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균형
그 안에서 마음은 자연스럽게 열리고
조용히
조금씩 서로에게 기울어간다
이해하거나 증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함께 머무르는 시간 속에서
서로의 가치가 말없이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