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왜 Claude로 세계 지도를 보는가

전략이 달라진 리더들, 그리고 Claude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 이유

by David Han

Claude, 나는 이렇게 쓴다 — 17편


"지도자는 현재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미래가 현재에 미치는 그림자를 먼저 보는 사람이다." — 윈스턴 처칠 (Winston Churchill)



프롤로그 : 다보스의 새벽, CEO들은 무엇을 보고 있었는가?


202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이 열렸습니다.


해발 1,560미터의 설산 위에서 각국의 정상과 글로벌 기업 CEO들이 모였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와인 잔이 아니라 태블릿이 들려 있었습니다. 화면에는 지도 세 개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공급망 지도. 에너지 지도. 그리고 지정학 지도.


저는 그 장면을 전해 들으며 한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저들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지난 편에서 저는 호르무즈 해협 위기와 한국의 에너지 취약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어떻게 한국 기업의 원가 구조를 흔드는지, Claude와 함께 그 연결고리를 추적했습니다. 그때 독자분들로부터 이런 질문이 왔습니다.


"그래서 CEO들은 실제로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그리고 Claude가 거기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이번 편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1. 세계에서 가장 불안한 사람들 — 2026년 글로벌 CEO의 초상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PwC가 95개국 4,454명의 CEO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6 글로벌 CEO 서베이'의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향후 12개월 내 매출 성장을 '자신한다'라고 답한 CEO는 전체의 단 30%. 2022년의 56%, 2025년의 38%에서 급락한 수치입니다. 불과 4년 만에 CEO 신뢰지수가 반 토막이 난 것입니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매크로 경제 변동성(31%), 사이버 위협(31%), 기술 격변(24%), 지정학적 갈등(23%)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네 가지가 사실상 하나의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지정학이 에너지와 공급망을 흔들고, 그 충격이 경제 변동성으로 전이되고, 사이버 공격이 그 틈새를 파고들고, AI 기술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 전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네 개의 충격이 동시에 밀려오는 퍼펙트 스톰 속에 있습니다.


EY-파르테논이 21개국 1,200명의 CEO를 조사한 '2026 CEO 아웃룩'도 같은 방향을 가리켰습니다. CEO 신뢰지수는 83.0에서 78.5로 하락했고,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망 재편이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 CEO의 83%는 지정학·통상 정책 변화에 대응해 전략적 투자를 이미 조정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들은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들은 다른 무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2. 세 개의 지도 — CEO들이 Claude로 읽는 것들


저는 지난 여섯 달 동안 Claude를 사용하면서 한 가지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글로벌 기업 CEO들이 Claude로 가장 많이 탐색하는 영역은 세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지도 — 공급망 (Supply Chain Map)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텍사스에 짓는 것, TSMC가 애리조나에 수십조 원을 투자하는 것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닙니다.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법(CHIPS Act)과 중국과의 기술 패권 전쟁이 기업의 의사결정을 강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EY의 2026 지정학 분석에 따르면, 75%에 가까운 CEO들이 판매 국가 내 또는 그 인근으로 생산 일부를 이미 재배치했거나 재배치 중입니다. '효율'이 아니라 '생존'의 논리입니다.


두 번째 지도 — 에너지 (Energy Map)

지난 편에서 상세히 다뤘던 호르무즈 해협 시나리오를 기억하실 겁니다. 한국의 원유 수입 루트 70% 이상이 중동을 통과합니다. 중동의 긴장이 에너지 가격으로, 에너지 가격이 물류비로, 물류비가 전 산업 원가로 전이되는 구조.

CEO들은 이제 에너지 지도를 보지 않고는 내년 예산을 짤 수 없습니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2026년 에너지 시장이 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역사상 가장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세 번째 지도 — 지정학 (Geopolitical Map)

미국-중국 기술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중동의 불안정, 그리고 글로벌 무역 질서의 재편. 이 네 가지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기업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PwC 서베이는 84%의 CEO가 지정학 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기업 전반의 사이버 보안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정학이 더 이상 외교부의 일이 아니라 CTO와 CISO의 일이 된 것입니다.


저는 Claude에게 이 세 개의 지도를 동시에 분석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메타프롬프트는 이렇게 썼습니다.

"당신은 지금 동시에 맥킨지의 지정학 전략가이자, IEA의 에너지 분석가이자, BCG의 공급망 컨설턴트입니다. 2026년 한국의 반도체 및 석유화학 기업이 직면한 세 가지 지도(공급망, 에너지, 지정학)를 통합 분석하고, CEO가 지금 당장 실행해야 할 세 가지 전략적 우선순위를 도출해 주십시오."


5분 뒤, Claude는 맥킨지 보고서에 버금가는 구조화된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공급망 다변화 시나리오 세 가지, 에너지 헤징 전략,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시나리오 플래닝 프레임워크까지. 이것이 바로 메타프롬프트의 힘입니다.


3. 소프트웨어 마게돈 — Claude가 세계 경제 지형을 바꾼 날


2026년 2월 3일.

월스트리트에서 이 날은 이제 '소프트웨어 블랙 튜즈데이'로 불립니다.


Anthropic이 'Claude Cowork'를 출시한 바로 그날, S&P 500 소프트웨어 지수는 단 하루 만에 5.7% 폭락했습니다. 이후 한 달간 소프트웨어 섹터에서 약 2조 달러(약 2,800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습니다. 트레이더들은 이를 '소프트웨어 마게돈(Softwaremageddon)'이라 불렀고, 시장에는 'SaaS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신조어가 탄생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었을까요?

Claude Cowork는 단순한 AI 어시스턴트가 아니었습니다. 영업, 재무, 법무, HR 등 기업의 핵심 워크플로우를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에이전트 플랫폼이었습니다. Salesforce를 대체하고, Workday를 대체하고, 법무팀 주니어 어소시에이트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단 하나의 API 청구서로 묶였습니다.


Forrester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Claude가 사이버보안 시장에 진입하자 관련 주가들이 즉각 폭락했습니다. 법무 플러그인이 출시되자 법무 소프트웨어 ETF가 하락했습니다. 시장은 메시지를 읽고 있었습니다. 'per-seat' 구독 모델의 시대가 끝났다는 메시지를.


Fortune은 2026년 4월 호에서 이 현상을 'AI가 기업 소프트웨어 업계 전체를 동시에 붕괴시키는 최초의 사건'으로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건에서 중요한 역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주가는 폭락했지만, Claude를 만든 Anthropic의 기업 가치는 오히려 치솟아 3,800억 달러(약 540조 원)에 달했습니다. 산업의 파괴자가 곧 산업의 지배자가 된 순간이었습니다.



4. CEO들이 Claude에게 묻는 질문들 — 실전 메타프롬프트 공개


이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글로벌 CEO들이 Claude를 전략 도구로 사용할 때, 그들은 무엇을 물을까요. 저는 여러 경영자들과의 대화에서 공통적인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질문이었습니다.


유형 1. 리스크 시나리오 분석

"미국이 중국산 반도체에 추가 관세 100%를 부과할 경우, 우리 회사의 공급망에서 가장 취약한 3개 노드는 어디인가?"

단순한 뉴스 해석이 아닙니다. 자사의 구체적인 공급망 구조에 지정학 변수를 대입한 맞춤형 시나리오 분석입니다. Claude는 이를 산업 분류, 지역 의존도, 대체 공급처 가용성까지 포함해 구조화해 냅니다.


유형 2. 경쟁 지형 재설계

"Claude Cowork가 우리 회사 주력 제품의 기능을 70% 대체할 경우,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 전략 세 가지를 제시하라."

Retool의 2026년 2월 조사에 따르면, 817개 기업 고객 중 35%는 이미 적어도 하나의 SaaS 도구를 자체 구축 시스템으로 교체했습니다. CEO들은 Claude로 이 현상의 속도를 예측하고, 자사의 포지션을 재설계하고 있습니다.


유형 3. 미래 조직 설계

"AI 에이전트가 중간 관리자 업무의 40%를 수행하는 2년 후 시나리오에서, 우리 HR 전략은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Gartner는 2026년까지 고객 서비스 및 지원 인력의 20~30%가 생성형 AI 투자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CEO들은 이미 '감축'이 아닌 '재설계'의 관점에서 조직 구조를 다시 그리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유형의 질문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정보를 달라'가 아니라, Claude에게 '역할'을 부여하고 '구조'를 제시하고 '목적'을 명확히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메타프롬프트의 핵심입니다.

AI에게 '어시스턴트'가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의 역할을 부여할 때, 답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5. 작은 CEO처럼 생각하기 — 개인에게도 세 개의 지도가 필요하다


자, 이제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다보스의 CEO와 저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들은 수천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저는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씁니다. 스케일은 다릅니다. 하지만 질문의 구조는 같아야 합니다.


지정학이 내가 일하는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에너지와 공급망 변화가 나의 고용 안정성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AI가 내 직업의 어느 부분을 먼저 잠식하는가?


PwC 서베이에서 CEO들이 지출 시간의 47%를 1년 미만의 단기 과제에 쏟고 있다는 사실이 눈에 띄었습니다. 반면 5년 이상 장기 전략에 쓰는 시간은 16%에 불과했습니다. 그들조차 단기 압박에 허덕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개인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직장인이 오늘의 마감, 이번 달 성과에 모든 에너지를 쏟습니다. 세계 지도를 볼 여유가 없습니다.


Claude는 바로 그 '여유'를 만들어줍니다.

저는 매주 월요일 아침, Claude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지금 동시에 글로벌 거시경제 분석가이자, 한국 노동시장 전문가이자, AI 전략 컨설턴트입니다. 지난 한 주 사이 발생한 지정학·경제·기술 변화 중, 한국의 지식 노동자에게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시그널을 분석하고, 개인이 지금 당장 취해야 할 구체적인 행동 하나씩을 제시해 주십시오."


5분이면 됩니다. 맥킨지 보고서 수준의 인사이트가 쌓입니다.

정보 비대칭은 이미 무너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도구를 사용하느냐 마느냐입니다.



6. 지식 브랜드의 시대 — CEO처럼 쓰고, 전문가처럼 말하라


EY 아웃룩 2026의 한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속적인 변화만이 리더와 추종자를 구분할 것이다." (EY-Parthenon CEO Outlook 2026)


이 말은 CEO에게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개인 브랜드는 '세계를 읽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지정학과 경제를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업(業)과 연결해 콘텐츠로 만드는 사람들.


저는 이 시리즈를 통해 정확히 그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Claude를 지정학 분석가로, 경제 전략가로, 그리고 스토리텔러로 동시에 활용하며 매편의 글을 씁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가 수원 어딘가의 직장인 한 명의 월급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다보스의 CEO들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그리고 그 두려움이 나의 커리어와 어떻게 닿아 있는지.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AI 시대의 글쓰기입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구조를 꿰뚫어 보고 그 통찰을 개인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

AI는 그 번역을 가장 강력하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에필로그 : 세계 지도를 펼치는 법


어릴 적 저는 지도를 좋아했습니다.


벽에 붙어 있는 세계지도를 보며, 저 먼 곳의 이야기들이 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를 상상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그저 상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Claude를 열고 질문 하나를 던지면,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수원의 중소기업 사장님 이야기가 됩니다. 다보스의 CEO 회의가 평범한 직장인의 커리어 전략으로 번역됩니다. 지정학이 개인의 일상이 됩니다.


PwC가 조사한 4,454명의 CEO들은 지금 두려움 속에서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83%는 지정학 변화에 이미 대응했고, 42%는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진출했습니다. 그들의 신뢰지수는 낮아졌지만, 행동지수는 높아졌습니다.


저는 이 시리즈가 그 사람들에게 작은 지도 한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기업이 어떻게 생존하는지, 그리고 개인이 이 모든 것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지도는 이미 여러분 앞에 있습니다.

Claude를 열고, 질문을 던지십시오.

세계를 먼저 이해하는 사람이, 먼저 움직입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편(18편): "AI 시대, Claude로 살아남는 커리어 전략 — 대체되는 직업과 새로 만들어지는 직업의 경계에서" 17편에서 CEO들이 세계 지도를 어떻게 읽는지를 살펴봤다면, 18편에서는 그 세계 변화가 개인의 커리어에 어떻게 착지하는지를 다룹니다. 어떤 직업이 먼저 사라지고, 어떤 역량이 새롭게 요구되는지, Claude와 함께 구체적인 생존 로드맵을 그려보겠습니다.


이 시리즈는 Claude와 함께 세계를 읽고, 개인의 생존 전략을 설계하는 25편의 여정입니다. 구독하시거나 팔로우를 하시고 난 후 댓글이나 개별 메일을 주시면 특집 실행 편을 별도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참고문헌


1. PwC 29th Global CEO Survey (2026.01, Davos)

— 95개국 4,454명 CEO 대상 / 매출 성장 자신도 30%로 5년래 최저 / 매크로 변동성(31%), 사이버(31%), 지정학(23%) 상위 위협

2. EY-Parthenon CEO Outlook 2026 (2026.02)

— 21개국 1,200명 CEO 대상 / CEO 신뢰지수 83.0 → 78.5 하락 / 83% CEO 지정학 대응 전략 조정 / AI 파일럿 → 엔터프라이즈 규모 전환 원년

3. EY-Parthenon 2026 Geostrategic Outlook (2026.03)

— AI 지정학이 시장 파편화 유발 / 75% CEO 현지 생산 재배치 중 / 국가 안보 목표로 AI 인프라 전략화

4. Software-mageddon / SaaSpocalypse (2026.02)

— 2026.02.03 'Claude Cowork' 출시 / S&P 500 소프트웨어 지수 하루 5.7% 폭락 / 한 달간 시총 2조 달러 증발 / TechCrunch, Fortune, Forrester, FinancialContent 보도

5. Retool Survey (2026.02)

— 817개 기업 고객 조사 / 35%가 SaaS 도구 하나 이상 자체 구축으로 대체 / 78%가 2026년 추가 구축 계획

6. Gartner 예측 (2025-2026)

— 생성형 AI 투자로 2026년까지 고객 서비스·지원 인력 20~30% 감소 전망

7. IEA 2026 에너지 시장 전망

— 지정학 리스크로 2026년 에너지 시장 역사적 고변동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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