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자동차 블랙박스 제보로 운영되는 유튜브 채널을 본다.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빌런들의 향연은 때로는 분노를, 때로는 헛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내가 진짜 흥미롭게 지켜보는 것은, 자신이 피해자라고 믿고 영상을 제보했지만 사실은 본인 스스로가 빌런이었음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이들이다. 블랙박스는 세상을 비추는 창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신을 비추는 냉정한 거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 본 한 영상이 그랬다. 50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아주 먼 거리에서 우회전 차량이 제보자의 차선으로 진입하는, 지극히 평범하고 여유로운 상황이었다. 그냥 아무 일 없이 지나가면 그만일 것을, 제보자는 분노에 찬 클락션을 길게 수차례 계속 울려댔다. 심지어 나중에 서로의 갈림길에서 굳이 차를 세우고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영상에는 그를 말리는 듯한 여자친구의 목소리도 희미하게 들렸다.
댓글 반응은 싸늘했다. "세상 참 불편하게 산다", "여자친구 앞에서 쓸데없는 가오 부리네." 사람들은 정확히 꿰뚫어 본 것이다. 이것은 교통법규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남성성을 증명하려는 유치한 과시욕의 발현이라는 것을. 그는 스스로를 정의로운 운전자라 생각했겠지만, 타인의 눈에는 그저 한심한 빌런일 뿐이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원래 4차선이었으나 공사로 인해 3차선으로 줄어든 도로가 배경이었다. 마지막 차선은 암묵적으로 우회전 차량을 위해 비워두는 것이 그 도로의 '유도리'이자 규칙이었다. 하지만 제보자는 굳이 그 넓은 차선의 정중앙을 차지하고 버텼고, 결국 뒤따르던 차들의 원성을 샀다. 그는 "나는 선을 지켰다"고 항변하고 싶었겠지만, 댓글의 반응은 "사회생활 가능하냐", "저런 사람은 친구도 없을 것"이라는 식의 조롱이 대부분이었다.
왕복 1차선 도로에서 지나치게 서행하며 뒷 차들의 정체를 유발하다가, 누군가 중앙선을 넘어 추월하자 그제야 분노의 악셀을 밟던 제보자도 있었다. 쫓아갈 힘이 있었으면 진작에 흐름에 맞춰 달렸으면 될 일이다. 이 모든 사례는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그들은 도로의 '흐름'과 '맥락'을 무시한 채, 오직 자신의 기준만이 옳다고 믿는 자기중심적 사고에 갇혀있다.
나는 이런 유형의 제보자들이 고속도로의 '정속충'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본다. 1차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며 추월 차선을 막는 것이 명백한 위법 행위임에도, 그들은 "나는 규정 속도를 지킨다"는 자기 합리화에 빠져있다. 하지만 그들의 진짜 속내는 "뻥 뚫린 1차선에서 나만의 운전을 즐기고 싶다"는 이기심일 뿐이다.
유튜브에는 이런 정속충 앞에서 똑같이 정속 주행을 하며 반응을 살피는 '거울 치료' 영상들이 있다. 재미있게도, 정속충들은 그 상황을 결코 참지 못하고 2차선으로 빠져나가 맹렬히 추월을 시도한다. 그 순간, 그들의 명분은 무너지고 "내 앞에 다른 차가 있는 꼴을 못 보는" 이기적인 본성만이 드러난다.
도로 위에서든, 일상에서든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늘 피곤하다. 그들은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언제나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한다. 그들을 설득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그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블랙박스 채널은 우리에게 수많은 빌런들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의 블랙박스 속에서 민폐를 끼치는 빌런으로 기록되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