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생일

by 자유인

오늘은 심정지로 사망판정을 받은 지

꼭 5년째 되는 날이다

그 이후로 맞이하는 매년 1월 3일은

조금 느낌이 다르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남편 앞에서 갑자기 쓰러져서

일주일 동안 코마상태였다가

결혼기념일인 10일에 의식이 돌아왔다고 한다

해마다 다시 오는 1월 3일의 아침에 일어나면

처음 의식이 돌아왔을 때를 떠올린다


입에는 삽입형 인공호흡기를 물고 있고

가슴팍에는 수혈주머니를 달고

다리에는 투석기를 차고

폐에 고인 물을 빼는 호스가 배를 뚫고 지나가고

양팔에는 투명하거나 불투명한 또는 크거나 작은

수액주머니 5개씩을 나누어 달고 있었다

가끔씩 흰가운을 입은 사람이 와서

열심히 깊이 숨을 쉬라고 소리를 질렀다

키 180 정도 큰 체격 까만 얼굴 경북엑센트였다

그가 오면 나는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일주일 만에 의식이 돌아왔을 때

나는 그곳이 병원이고

그가 나를 살린 의사 선생님이며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전혀 알지 못했다

섬망증세 때문에

가끔 그가 함익병으로 보이면

그를 보고 해맑게 웃었다가

그가 다시 쩌렁쩌렁한 경북엑센트로

깊이 숨을 쉬라고 소리를 지르면

그가 그로 보여 고개를 돌렸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지?

장기밀매하는 일당에게 납치를 당했나 보네

저 직원 몽타주가 저러면 친절이라도 하지

그나저나 가족들은 무사해야 할 텐데

설마 마취는 하고 적출하겠지?

죽고 나면 영혼이 몸에서 분리되는지 관찰해야지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공상과 환상을 반복했다


아마도 사망판정을 받고

산소공급이 차단된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발성 장기부전이 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무튼 의료진은

연명치료와 언어장애와 기억상실을 예견했지만

나는 다시 걷고

다시 말하고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억을 회복했다

한 달 만에 퇴원하고 1년 가까이 재활하고

다시 5년 동안

50년의 압축판으로 살아내었다




지난 5년을 돌아보면

삶의 방향을 바꾸려고 노력한 과도기였다

만물은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탄성이 있고

나도 그러했으며

그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한 시간들이었다

한계는 있겠지만

조금 다른 시간을 살고 있기는 하다


중환자실의 관심병사였던 시간을 돌아보면

내가 자유롭게 호흡하고

다시 걷고

다시 말하고

다시 드라이브를 하는 지금이 가끔 신기하다


기적이 반복되면 일상이 되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감사와 감동을 지켜가며

행복하게 살아내는 것은

나의 선택이다


5번째 생일을 맞게 해 주신

모든 손길과 도움에 깊이 감사드리며

나의 행복이

세상의 행복과 일치하는 길을 묵묵히 가고자 한다

조금 어리버리하지만

쟈유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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