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쓴 것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메모장에서
<건물주 되기>라고 쓴 것을 보고 웃음이 났다.
그 단어를 보니 예나 지금이나 초등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장래 희망인 과학자도 생각나고
청년들의 로망인 공무원도 생각난다.
연령대별로 꿈이 달라지는 거다.
건물주라는 단어를 지우고
계속해서 글 쓰는 것 즐기기,
단 하루도 놓치지 말고 산책하기,
많이 웃기라고 적었다.
건물주가 되고 나면
무조건 행복해진다는 보장이 없다.
친하게 지내는 건물주가 없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
그러나 글을 쓰고 산책하고 웃으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다.
지금 매일 행복하니까.
더 이상의 희망 사항은 없어도 좋다.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아파트 뒷마당에
쉬엄쉬엄 하루에도 여러 번 나가볼 생각이다
찬바람이 이제는 제법 따뜻한 공기로 바뀌어서
루게릭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친구의 남편을
휠체어에 모시고 동행하기로 친구와 약속을 했다.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가장 큰 선물은
관심과 배려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당신과 당신의 가족은 혼자가 아닙니다!
친구도 이웃도 모두 응원하고 있어요!
나는 K와
그녀 남편과 함께
새 봄의 벚꽃을 마음껏 즐길 예정이다.
부디 그에게 마지막 봄이 아니기를 기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