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선택한 기적은 나눔입니다

by 자유인

병원 생활을 끝내고 퇴원을 한 이후의 회복기간에

맛있는 반찬이 가득 들어있는 커다란 아이스박스를

퀵서비스로 여러 번 배달을 받았다.

발신인을 확인하니 아들이 소속되어 있는

고교 야구부의 감독님이셨다.

감독님의 사모님께서

우리 야구부의 3학년 학생의 엄마가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감독님께 들으시고 마음이 쓰이셨는지

반찬을 보내주시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며

여러 번을 만류해도 오랫동안 보내어 주셨다.

감사했고 배우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한 번은 반찬을 잘 받았다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려고 사모님께 전화를 드리니

몹시 화가 나신 상태로

어떤 일련의 사건을 말씀하셨다.

유급 중인 H학생이 형편이 어려워

운동 센터를 활용하기가 부담스러워 학교 운동장에

나왔는데 유급생은 야구부에 나오는 것이

규율에 어긋난다며 어느 학생의 부모가 교장실에

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감독님께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문제거리를 만들지 말라고 권고를 받으시고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지만 아이를 돌려보냈는데

아이가 펑펑 울면서 집으로 갔다는 것이다.

자기 자식을 프로에 보내기 위해서는

못할 일이 없는 사람들이 남의 소중한 자식에게

이렇게 불필요한 상처를 줘도 되냐며

하늘이 무섭지도 않은지 모르겠다며

사모님은 몹시 분노하셨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그 아이 하나가 수십 명의 야구부 학생들에게

섞여 있는 것이 큰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팀은 가족인데 형편이 어려운 어린 학생에게

그렇게까지 야박하게 상처를 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속상하고 안타까웠다.




아들에게 H학생에 관해서 물어보니

자기가 야구를 하면서 만난 아이들 중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후배라며

자기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슬며시 자기도 끼워서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한동안 곰곰이 그 친구에게 도움이 될 방법을

고민하다가 섣불리 나서기가 조심스러워

몇 달 뒤인 아들의 졸업식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졸업식 날 사모님께 인사도 드릴 겸 연락을 해서

아들의 졸업 선물로 모교의 후배에게 장학금을

주고 싶은데 H로 지정해서 주고 싶다고 했더니,

사모님께서 숨기지 말고 공식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을 하셔서 그렇게 진행을 했다.


아들의 졸업 선물로 가장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드리는

개인적인 장학금이며, H학생을 응원하니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H와 그의 부모님께 보내는

메세지도 함께 총동창회에 접수했다.


3월에 장학금과 메세지를 전달한다고 했으니

지금쯤 그 가족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리라

생각하면 흐뭇하다.

아들에게 고교 졸업과 대학 입학의 기념인데

다른 선물도 받고 싶은 것이 있느냐고 물으니

착하고 성실한 후배를 챙겨 주셔서 감사하고

자기는 옷도 신발도 쓰던 것들로 충분하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고마웠다.




우선은 H에게 세상에는

비정하거나 무심한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운동하는 그 아이를 응원하고 싶었다.

그리고 착한 우리 아들에게도 주변을 돌아보며

두루두루 보살피는 삶을 가르치고 싶었다


열심히 운동을 했지만 프로도 못 가고

좋은 대학도 못 간 아들을 격려하기 위해

우리 가족이 선택한 기적은 나눔이다.


충분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