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신데렐라로 불리는
나탈리아 보디아노바는
러시아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아버지가 가출하고 나서 어머니를 도와
과일 행상을 하며 장애가 있는 동생을 보살폈다
과일 행상을 하던 당시에
우연히 모델 에이전시의 눈에 띄어
유럽에서 데뷔해서 스타덤에 오르고
영국의 귀족과 결혼했으나 세 명의 아이들을
출산하고 결혼 10년 만에 이혼했다
이혼 사유는 남편의 사치와 도박이었다고 한다
이후에 나탈리아는 모델 일을 하며
세 아이들의 가장이자 엄마로서 열심히 살아간다
그리고 모델 행사에서 만난 유럽 최고의 재벌인
루이뷔통그룹 회장의 아들인
미혼의 앙투안 아르노와 오랜 연인으로 만나다가
그의 두 아이를 출산하고 결혼도 한다
나탈리아는 러시아에 아동재단을 설립해서
오랫동안 모국과 세상을 더불어 보살피고 있다
아버지가 망나니라고
모두가 가장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동생이 장애인이라고 모두가 돌보는 것도 아니며
성공했다고 모두가 봉사하는 것도 아니다
인연을 따라 한결같이 보살피는 것은
세상의 모든 신데렐라의 공통점이다
2015년 작품인 디즈니 영화 <신데렐라>에서
걸인으로 보이는 노파가 신데렐라에게 다가와
배가 고프다며 우유 한잔을 청한다
냄새나고 지저분한 걸인의 청을
신데렐라는 거절하지 않고 우유를 찾아 챙겨준다
그때 신데렐라는 새엄마와 두 언니가
왕자님의 신붓감을 간택하는 파티에 가면서
그녀가 파티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겨우 수선한 친어머니의 오래된 드레스를
찢어놓고 가버려 속상해서 울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친어머니를 떠올리며 오열한다
-엄마, 착하게 살면서 용기를 잃지 말라고 하셨죠
이제는 너무 지쳤어요
아무것도 소용없고 더 이상 못하겠어요
우유 한 잔을 얻어마신 노파는
눈부신 요정으로 변신해
신데렐라가 파티에 갈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준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는 파티에서 왕자님을 만난다
신데렐라는 새엄마와 의붓 언니들을 용서하지만
그들은 망명한다
신데렐라에게 노파가 우유를 청했을 때
그녀가 울다가 지쳐서 외면하거나 거절했다면
요정은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다 아는
마법의 기적과 해피엔딩은 없었을 것이다
동화나 현실의 모든 신데렐라의 공통점은
노파의 우유 한 잔쯤으로 다가오는
사소한 친절을 외면하지 않을 정도로 착하고
스스로 고난을 버틸 용기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수많은 현실판 신데렐라들을 보았다
그녀들은 용기와 친절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노파의 우유 한 잔 정도의 친절과 배려를
영리한 핑계와 세련된 표현 뒤에 숨어서
평생을 외면하거나 거절하는 사람들도 보았다
우아하고 친절한 거절은
악한 것도 아니고 잘못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공평하여
그들에게는 우연히 돌아갈 복도
행운의 반전도 없었다
정확하고 차갑게 자신이 노력한 만큼만
팍팍하게 살아가면서 가끔 신세타령을 했다
절박한 시간을 견뎌야 하는
타인의 외로움을 위로하든
따뜻한 밥 한 끼든
함께 울어주는 진솔한 대화든
우리에게는
늘 노파의 우유 한 잔 같은
사소하고도 중요한 순간이 오고 간다
상대가 진짜 요정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늘과 땅은 나의 선택을 보고 있으며
우리의 모든 선한 의도에 반응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나의 모든 선택과 선한 의도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출처-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