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여행 오리엔테이션 (1)
글벗 여러분, 안녕하세요?
[ 차마고도 사이버여행 ]에서 새로운 길벗 인연으로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
먼저 인사드리겠습니다.
인도에서는 "나마스떼~"라고 인사한다는 것은 많이들 알고 계시죠?
티베트로 향하는 차마고도 지역에서는 만나고 헤어질 때 언제나...
'따시뗄레~'
공손히 말하면서 두 손 인사를 합니다.
'따시(짜시; Tashi, བཀྲ་ཤིས་)'는 길상吉祥, 좋은 징조, 행운
'뗄레(델레; Delek, བདེ་ལེགས་)'는 평안, 안녕, 행복 등의 뜻.
그러니까 “늘 상서로운 기운과 마음속 평안이 함께 하길” 그런 정도의 의미죠.
앞으로 우리 [ 차마고도 사이버여행 ]에서도 시작하고 헤어질 때... 이렇게 인사를 하는 게 어떨까요?
감히 이 귀한 여행길의 가이더를 자처하는 소오생,
두려운 마음으로 공손히 두 손 모아 인사드립니다.
혹시 어떤 분들은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망설이실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현지를 제대로 여행하려면 상대방 문화를 하나라도 배우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공경하는 의미라고 배웠습니다. 그것은 또한 공자로부터 비롯된 동아시아 '학문學問'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학문은 나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으로부터 출발하지요.
성공적인 여행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말이 필요 없습니다. 어디서나 인사를 잘하는 일입니다.
어떻게 인사해야 할까요? 방글방글 웃으면서 인사를 해야 합니다.
얼굴에 함박웃음을 가득 띄우면서... 두 손 모아 정중하고 공손하게 인사하면 누구나 좋아합니다.
그게 모든 여행의 성공 비결입니다. 우리들 삶의 여행 또한 그러하지 않을까요? (^---^)
저는 수십 년 강의의 대부분을 여행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 때문이었죠. 삶이 바로 곧 여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낭송: 소오생 배경음악: 에릭 사티 – Gymnopédie No.1
여러분, 아기가 태어날 때 왜 우는지 아시나요?
티베트 사람들은 '삶'이라는 '고달픈 여행'을 떠나는 게 두려워서 운다고 생각한다네요.
그래서 죽을 때는 힘든 여행을 잘 마쳤으니 기쁘게 웃으면서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의 틀이 배경에 깔려있는 이야기입니다.
천상병(1930~1993) 시인은 그 단계를 훨씬 뛰어넘었죠. 시인은 1967년 박정희 정권의 동베를린 간첩조작사건에 연루되어 검사들에게 모진 전기고문을 당한 후, 심신이 망가진 채 풀려납니다. 치아가 모두 빠져서 말도 어눌해졌고 성기능도 상실했습니다. 이따금 정신도 깜박깜박하고 경제적으로도 거지나 다를 바 없는 폐인이 되었죠.
고문한 자들이 얼마나 미웠을까요? 한 번은 소설가 이외수가 그들을 만나면 무슨 말을 해주겠느냐고 물은 적이 있답니다. 시인의 대답... "괜찮아, 괜찮아, 다 괜찮아." 그리곤 빙그레 웃으며 노래했다네요.
아... 눈물이 나옵니다.
바라건대 이 [ 차마고도 사이버여행 ]이 끝나는 그날에는
천상병 시인의 그 깨달음이 온전한 제 것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삶의 여행'이 끝나는 그날이...
우리의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깨닫기 위해 이 길을 떠나고자 합니다.
앞으로 여행은 다음과 같은 여정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1. 따시뗄레
2. 중국 대륙, 세 개의 선과 세 개의 원
3. 황하의 지리와 문화 개요
4. 고유명사 표기법 (1)
5. 장강의 지리와 문화 개요
6. 고유명사 표기법 (2)
7. 왜 차마고도인가
오늘은 첫날이니까 간단하게 여기까지! ^^
소오생, 헝클어진 마음을 모아 여러분께 공손히 두 손 인사 드립니다.
# 티베트
# 차마고도
# 따시뗄레
# 천상병, <귀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