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와의 조우 (회사설명회)
MBB의 경우 공채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설명회를 개최합니다. 본사나 호텔에서 사전 신청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식사를 겸해 설명회를 진행합니다. 제가 갔던 경우는 핑거푸드들 위주로 케이터링을 하고 파티 형식으로 진행되기도 했었습니다. 일부 타겟 스쿨은 해당 학교 출신 컨설턴트들이 소규모로 방문해 설명회를 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는 훨씬 캐주얼하고 솔직한 질문 답변이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특정 학과나 PhD 등 특별한 커리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동안은 코로나로 인해 줌으로 진행했으나 요즘은 대부분 오프라인으로 진행합니다.
설명회에 참석을 하기 위해서는 보통 resume를 첨부해 사전에 참석 신청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초대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규모 행사의 경우 종종 그런 일이 있습니다. 이력서를 보고 학벌이나 학년 등 스크리닝 과정을 거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저도 자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부당한적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후 추가 자리가 생겼다는 이야기와 함께 초대받기는 했습니다.)
따라서 Resume는 항상 제대로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막연히 지원 시점 생각하고 천천히 준비하면 안됩니다. Resume는 바로 지금 쓰셔야합니다.) Resume는 일반적인 컨설팅 펌에 제출하는 양식을 따라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sume와 관련된 이야기는 지원과 관련된 부분에서 좀 더 상세하게 다루겠습니다.
저는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연구실에서 사용하던 CV를 제출하였는데 여러분은 그러지 마시기를 바라겠습니다. CV 제출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 resume 제출만 요구하기도 함) unprofessional해 보일 뿐 더러, 여러 페이지인 경우가 많아 컴팩트하게 개인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CV에는 연구, 논문, 학회 발표를 빼곡히 적는 경우가 많은데, 당신의 연구성과에 이들은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설명회에서는 회사에 대한 일반적인 소개, 파트너와 신입 직원들의 각각 개인적인 경험들, 입사 전형과 일정에 대한 소개를 하게 됩니다. 이외 경우에 따라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모의 케이스 면접을 진행하고 그 모습을 보여주면서 면접 형식을 소개하는 경우(맥킨지)도 있었습니다. BCG의 경우 관심 산업별로 소규모 그룹을 구성한 다음 해당 분야 컨설턴트가 직접 업무나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고 대화하는 세션을 운영하기도 하였습니다.
설명회에 처음가면 생각보다 별 내용이 없다는 것에 아쉽게 느껴질 수 없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회사 소개에서 회사에 대한 좋은 이야기만 이어지며, 컨설턴트들의 개인 경험들 또한 좋은 경험만 이야기 하기 때문입니다.
첫번째는 향후 지원할 때 필요한 Why MBB (or Why this firm, 왜 이 펌에 지원했는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와야 합니다. (3가지 Why question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대개 지원자들은 3개 회사에 다 지원합니다. 그리고 합격하는 곳으로 가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MBB 순으로 갑니다. (사측도, 면접관도 어차피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회사 분위기나 특성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특히 설명회 내용을 들어보면 나름 각각의 펌이 추구하는 인재상이나, 선호 스타일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Why MBB 답변에 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본인이 회사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고, 특정 펌에 대한 명확한 선호의 이유가 있다면 이런 질문이 불필요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HR 담당자와의 대화입니다. 박사나 경력직의 경우 일반적인 공채 지원 기간에 맞춰 지원해야하는지 혹은 상시 모집인지, 프로세스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본인을 HR팀에 인지시키고 지원과 관련된 질문을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가능하다면 담당자의 연락처를 확보하는 것도 좋습니다.
세번째는 컨설턴트와의 대화입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 내용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회사에 MD가 있는지 혹은 바이오 백그라운드 컨설턴트들이 많이 있는지, 또는 바이오 헬스케어 프로젝트들이 많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경력직 분들이라면 설명회에서 위의 두번째와 세번째 부분을 특히 더 신경 쓰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분위기로 본인 전공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슬쩍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전반적으로 경력직이나 박사 출신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맥킨지에서는 PhD들만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기도 합니다. (사실 맥킨지는 서울대 의대만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적도 있습니다.) 한국의 산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제조업 기반의 산업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generalist보다는 specialist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소문 등에 따르면 타사들도 specialist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학위나 특정 산업 경력 같은 경력직의 장점을 정량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담으로 드레스코드에 맞추거나 아니면 의상에 신경 써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대학원생들의 경우나 이공계 전공 학생들의 경우 회사 경험이 없기에 별 생각 없이 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는 심지어 운동화 신고 갔습니다... 여담이지만 운동화를 신고 있는 사람은 저를 포함해 2명이었습니다... 아마 그분도 공돌이?)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설명회에서부터 professional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합니다.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설명회를 기점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가 바이오와 헬스케어에서 갖고 있는 강점을 파악했고 빅파마와 국내 주요 헬스케어 플레이어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담아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본격적인 준비를 다루기 전에 잠시 쉬어 가는 코너로,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갖는 기능적 매력을 이어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