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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매통역사 Oct 16. 2024

[야매통역사의 야매 이론] 7. 통역의 가치 포텐

현장에서 많은 소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컨설턴트 포텐셜

야매통역사의 개인적인 견해는 통역사가 소통의 현장에서 언어문제 외 다양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포지션에 있으므로 밸류체인의 시작부터 끝, End-to-End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라는 점이다.

통역사는 언어전문가가 아닌 이해전문가입니다. 언어의 장벽을 해결하려면 결국 다른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통역사라는 직업도 상당히 난해합니다. 그럼 통역사로서 이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를 토대로 소통 전반에 대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을까요?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고민을 정리해서 야매통역사만의 야매 이론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A good interpreter isn't just an interpreter

가치사슬을 커버한다는 의미를 앞서 이론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어떤 사슬을 커버하기로 선택할지에 대한 솔루션을 말씀드리기 전에, 이번 포스팅은 통역사에게 이 가치사슬이 주는 의미를 조금 더 깊게 파고 들어갈 생각입니다. 왜냐면 사슬을 선택하지 전에 그 선택이 가지는 의미를 더 잘 알면 좋으니까요.


물론 우리 미션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잘하는 통역'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통역이 어려운 이유를 통해 핵심적인 고민, 즉 Input을 어디까지 받아서 발화자의 메시지를 이해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잘하는 통역'이 '통역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숨겨진 가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소리를 왜 굳이 하는가 싶지만, 통역도 사업이고 사업전략은 기존 서비스의 고도화만이 답은 아닙니다.


가치사슬을 커버한다는 것이 통역사로서 Input을 정하는 방식이기도 하지만, 사슬 별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소통 이슈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통역사가 있는 현장이라면 언어의 장벽이 존재한다는 말이니 통역사가 누구보다도 빨리 오해와 같은 소통 이슈를 잡아낼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경영전략의 언어로 얘기하면 기존 사업을 영위하는 역량을 토대로 시너지를 발휘하여 신사업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 - 정도가 아닐까요?


다시 말해,  오늘 포스팅에서는 소통 현장에서 문제해결사로서 통역사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잘하는 통역'이 꼭 통역만으로 승부를 보는 사람일 필요는 없겠죠. 본인의 강점을 토대로 언어의 장벽 외에 다른 이슈도 같이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추가적인 가치창출을 하고, '잘하는 통역'이 될 수 있는 자신만의 무기를 갖추는 것입니다.


Interpreters are often best positioned to solve communications issues

이미 이전 포스팅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했지만, 소통이라는 행위 자체가 완전하기 어려운 프로세스입니다. 통역을 빼고 순수하게 양측 간의 대화만 생각해도 발생할 수 있는 이슈가 많습니다. 경우를 불문하고 상호작용이 있다면 오해가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정도입니다.


어차피 지금까지 봐 오던 프레임워크가 소통을 각 단계별로 나눈 것이기 때문에 소통의 이슈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기존 가치사슬 그림에 기반해 각 사슬별로 발생할 수 있는 소통 이슈들을 몇 가지씩 나열해 보았습니다:

당연히 언어의 장벽, 즉 Talking과 Listening 사이 언어가 불일치하는 이슈가 가장 눈에 띕니다. 말이 안 통하면 아무리 다른 여건이 맞아도 전달이 안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통역사의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자 존재의 이유입니다.


앞서 언급했 듯,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통역사가 해결사로서 나설 수 있습니다. 특정 사슬을 커버한다는 의미를 해당 사슬에서 발생하는 이슈를 해결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애초에 통역사가 있다는 것은 양측이 서로 말이 안 통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다른 이슈에 대해서도 통역사가 누구보다 빨리 캐치할 수 있겠죠. 분명 본연의 소임은 언어의 장벽을 해결해 주는 것이지만, 다른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는 통역사라면 서비스의 가치가 올라갈 것입니다.


제일 자주 발생하는 이슈는 사실관계 오류입니다. 오늘이 토요일일지 일요일인지 헷갈리는 단순하고 임팩트 낮은 오류일 수도 있지만, 핵심 정보에 대한 오류나 상대방 이름, 직책을 헷갈리는 등 큰 결례를 발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통상의 대화에서는 메시지가 발화된 상태에서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언어의 장벽이 있다면 1) 상대방은 아직 못 알아들었고, 2) 통역사가 캐치할 수 있습니다. 통역사가 이러하나 사실을 본인의 통역에 Input으로서 고려한다면, 오류를 바로잡아서 통역을 하고 클라이언트에게 귀띔을 해주는 방식 등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이슈를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 오류가 담긴 발화내용 그대로 통역을 하면 됩니다. 오해의 여지가 있어 분명히 하자면 사실적 오류를 그대로 통역했다고 통역사의 잘못이 아닙니다. 다만, 고쳐줄 수 있다면 추가적인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죠.


사실관계의 오류와 자매상품 격으로 등장하는 이슈가 논리적 오류입니다. 사람이 항상 논리적으로 말할 수 없고, 경험 상 클라이언트가 피곤하거나 숙취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분명 통역사가 논리적 오류를 캐치하고, 수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논리의 비약이 있을 시 심지어는 내용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 다양한 오류와 돌발상황이 존재하는 것이 통역의 현장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소통의 현장’에는 이미 각 가치사슬별로 각종 이슈와 오류가 존재합니다만 그중 어디까지 ‘통역의 현장’으로 상정하고 통역사가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소통 가치사슬의 틀과, 또 앞으로 보여드릴 통역사의 다양한 유형들을 익힌다면 현장에서 닥치는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It's a personal call in the end 

물론 다양한 이슈로 범위를 넓히면 통역사로서 정체성과 책임범위를 챌린지하는 것 또한 자명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포괄적인 미션을 가지고 통역에 임하는 통역사들도 꽤 많으며, 개인적으로 저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 중에서도 이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disclaimer를 드리자면 이런 유형이나 성향은 큰 그림에 대한 가이드라인일 뿐, 사실 이벤트마다 혹은 통역 한마디 한마디마다 여러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은 여전히 사실입니다. 다만 가이드라인이 있고 없고는 그 고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냐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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