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야기(1994-1998)
보통 훈련소에서 신병훈련 때 40Km 행군을 한다. 대부분 그 훈련이 신병교육의 피날레로 우린 얼마나 힘들어했던가. 그리고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얼마나 우쭐했던가. 겨우 10시간도 안 걷는 것인데.
특전사는 자대 가면 천리행군을 한다. 매년마다ㅠ한다. 그런데 이 400Km가 지도상의 거리다. 그렇다 보니 실거리는 400km를 훨씬 넘는다. 지도상의 1킬로미터 거리에 산이 있으면 이걸 터널로 직선으로 뚫어서가지 않는 이상은 1킬로가 될 수가 없다. 산을 넘어야 하니 지그재그로 올라가던 빙빙 돌며 둘러써 올라가야 하기에 거리가 훅 늘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이 400km 지 실제 거리눈 대략 650킬로미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루에 50킬로미터 이동하고 마지믹날 100km 철야행군인데 50km를 도로로 걸으면 9시간만 걸으면 된다. 그럼 천리 행군이 힘들게 하나도 없다. 그런데 실제로는 하루에 16시간 정도 이상 걸을 때가 대부분 이다. 그런데 전술상 도로를 걸을 수 없기 때문에 천리행군은 시작부터 끝까지 산악으로 움직인다. 그것도 보통 겨울에 하는데 1달짜리 야외 전술 훈련을 뛰고 마지막 부대 복귀를 천리행군으로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천리퇴출이다. 적잔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아군지역으로항공기나 다른 지원없이 살아서 돌아오는 것. 그러니 한 달 동안 산속에서 이동하며 전술을 뛴 거리와 마지막까지의 천리행군까지 더하면 그 달 걷는 거리는 어마어마하다. 또 겨울이다보니 걸우면 힘들고 십분간 휴식하면 젖은 땀이 삭어 추위에 떨고. 진퇴양난.그래서 일반 군인들은 행군하면 발바닥에 물집 잡히는 걸 대단하다고 하는데 특전사에서는 물집으로 투덜거렸다가는 바로 빠따 맞는다. 그건 기본이고 당연한 거니까. 나도 첫 천리행군에 생발톱 2개나 빠지면서 걸었다. 다른 대원들은 무릎에 물도 차고. 물집안 잡히려고 발바닥에 청테이프도 붙이고 스타킹도 신어 보지만 별 효과는 없다. 일단 출발은 저녁 4시쯤 되면 시작되는데 겨울에 해가 짧다 보니 금방 어두워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의 행군은 말 그대로 지독 시리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이다. 낮에는 경치라도 볼 수 있어 좀 덜 힘든데 밤에는 아무것도 안 보이니 말이다. 새벽이 되면 대원들의 모자와 군장위가 은색으로 빤짝반짝 거린다. 서리가 내려서 그렇게 오전 10시나 11시쯤 되면 겨우 다움 은거지에 도착한다. 그리고 밥 해 먹고 정비 좀 하고 한두 시간 자고 또 바로 출발이다. 그게 특전사 천리행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