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1994-1998)
특전사는 전술훈련을 나가면 짧게는 4일에서부터 1주일, 길게는 한 달 동안 산속에서 생활해야 한다. 사실 특전사에서 야외 전술훈련은 매달 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훈련이 전군급이냐 여단급이냐 아니면 대대나 지역대급이냐는 차이가 있을 뿐. 그렇다 보니 전술훈련을 나가면 은거지 구축을 해야 하는데 이 은거지는 대부분비트라고 불리는 땅을 파서 구축한다. 이 비트 구축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특전사의 전술 개념을 알아야 하는데 그것부터 일단 먼저 설명을 해보겠다. 남한에서 북한의 도발에 의해 전쟁이 발발하면 특전사는 공중이나 해상, 또는 육상을 통해 적 후방지역으로 침투를 한다. 그런 다음 작전 목표지역에서 1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지역에 잠시 머물 아지트인 은거지를 구축해 그곳에서 목표물의 주변 상황과 목표물의 상황 등을 파악하고 어떻게 임무를 수행할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작전에 들어간다. 이때 적에게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 땅을 파서 조별로 3명 정도 잠복하며 머물 공간을 마련해 위장을 하고 임무 완수 때까지 그 땅속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이때 적에게 노출되지 않게 땅을 파 잠시 몸을 숨길 수 있는 공간을 비트라고 한다. 작은 단지를 옆으로 눕혀 놓은 모양의 땅굴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런데 이 비트 구축하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다. 그 작은 군용 야전삽으로 성인 세명 정도가 들어가서 어느 정도 움직임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해야 하는데 돌덩이와 나무뿌리 천지인 산속의 땅이 잘 파지지도 않을뿐더러 그 땅을 파면서 나온 흙을 흔적이 남지 않게 교범상 몇 킬로 이상 이격된 곳에 갖다 버려야 하니 산속에서 이게 어디 보통 일이겠는가. 특히 한 겨울 동계훈련 때는 더욱더 그렇고. 땅은 얼어있지 날씨는 춥지. 아무튼 이렇게 비트를 파서 게릴라 활동을 하면서 임무완료후 퇴출할 때까지 적에게 노출되지 않고 은밀히 활동할 수 있는 안전지역을 은거지라고 하고 그 활동을 은거지 활동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