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조차 평가하는 사회에서, 괴물은 과연 누구인가

영화 <얼굴> 관람 후

by 완이






절대적인 미와 추는 존재할까.

그렇다면 그 기준은 누가 정한 걸까.

가끔은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정해준 잣대를 내 안에 들여놓은 건 아닐까.




영화 <얼굴>의 결말은 반전이었다.

보통 부부 사이 누군가 죽으면, 가장 먼저 배우자가 의심받는 건 흔하디 흔한 일일 텐데도. 시각장애인은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 악인이 될 리 없는 존재라고 믿었던 것도 나의 편견일지 모른다.


결국에는 아버지와 다르지 않던 아들을 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영화 내내 무심하고 이기적인 주변 인물들이 아버지와 아들을 괴롭힌다고 생각했었다. 믿었던 인물들에 대한 배신이 충격이었다.




한지현과 박정민의 대비도 흥미로웠다.

자극적인 것만 좇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던 한지현은 지나치다 여겼고, 화내고 슬퍼하는 박정민은 당연히 더 인간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는 이상하게도 박정민보다는 한지현이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이 지점에서 나는 다시 묻는다.

이 영화에서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가.

어떤 것이 미이고 어떤 것이 추인가.

정영희를 평가하는 인물들을 경계하면서도, 나는 여전히 선과 악을 나누려 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

“그냥 평범한데?”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며 관객들이 내뱉던 말이다. 영희의 얼굴을 평가하던 사람들을 비판하면서, 사실 우리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여전히 외형을 통해 선악과 가치를 재단하는 영화 속 인물들과 다르지 않다. 이 모순이야말로 영화가 끝까지 던지는 질문이다. 괴물은 영희가 아니라, 그녀를 혐오로 몰아낸, 결국엔 변하지 못한 우리 사회일지도 모른다.


#영화얼굴 #얼굴 #영화후기 #영화추천



작가의 이전글화음만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