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슨 Jun 11. 2022

2022년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정당별 상황

* 사진은 마이니치 신문사에서 만든 각 당별 과제


1. 자유민주당-공명당


사실 우리나라의 시선과 달리 기시다 총리는 매파(보수 방류) 쪽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고노 다로, 스가 요시히데보다도 더 온건한 입장이며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자민당 내에서도 소득분배 색채가 강한 편이다. 사실 지금 일본 경제가 아베노믹스의 최전성기였던 2019년에 비해 많이 침체된 상태이고 아베 전 총리가 정계에 입김을 넣으며 기시다의 대러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지라 개헌파 지지층의 입장이 큰 변수다.


그렇지만 기시다 지지율이 요미우리 신문 기준으로 60%대를 유지하고 있는 와중에 입헌민주당이 AV 성관계 금지법 같은 해괴한 법을 만들고 불신임 결의안 내겠다고 협박하며 알아서 자멸해주고 있다. 아마 비록 아베 전 총리의 입김을 받은 거지만 방위비 2배 증강 공약도 확실히 자민당에 보수 지지층 결집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한일정상회담 이슈도 중요한데 이것도 긍정적으로 풀릴 가능성이 없진 않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게 아직도 수출규제와 대법원 판결 때문에 한일 무역분쟁은 진행 중이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문재인보다 비교적 반일 성향이 덜한 대통령이 취임했으니 이 문제도 풀린다면 나름 자민당에 표가 많이 모일 것이다. 하지만 잘 풀리지 않는다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고 잘 풀려도 넷우익들은 기시다를 춍이라며 비난할텐데 과연 이들은 한 줌일지 아니면 중요한 지지층이 될 지 모르겠다.


공명당의 경우에는 아베 사임 이후부터 스가, 기시다를 거치는 동안 자민당과 관계가 조금 차가워졌다. 그럼에도 이번에도 자민당은 전통적인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과 선거 연대를 맺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개헌 논쟁이 다시 불고 있는 와중이라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다.


어쨌든 지금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1호 공약은 방위력 증강이다.


2. 입헌민주당


대여 강경파이자 일공당과 연대를 추진하던 에다노 유키오가 물러나고 온건파이면서 대결 아닌 제안을 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이즈미 겐타가 새 대표가 되었다. 확실히 새 대표가 됨에 따라 변화가 있는게 자민당이 추진하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이라는 시장 개입 확대 정책에 찬성하였고 스가 정권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선거 전략을 못짜서 중의원 선거에서 패했다.


이렇게 입민당이 중도화된 것에는 저번 중의원 선거에서 혁신계 출신 후보들은 낙선하고 대체로 보수파 출신들이 더 많이 살아남은 것이 한 몫했다. 다만 마이니치 신문 등 진보 언론에서 대여 강경 투쟁을 하라고 압박을 넣어서 그런지 이제는 물가 상승에 맞서 내각 불신임안을 중의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당연히 자민당이 과반인 중의원에서 부결될 것은 뻔하고 입민당도 그걸 알고 일종의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또 국민민주당 혹은 일공-사민-신센구미 중 어느 쪽과 연대할 지도 주목할 만하다. 국민민주당은 노다 파벌의 존재로 비교적 입헌민주당보다 오른쪽에 있다고 여겨지는데 과거 민주당 시절 둘의 앙금이 남아있기도 하고 뭣보다 이번 불신임안 제출에 대해 국민민주당이 대차게 깠기에 물 건너간 것 같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조사에 따르면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은 고작 7%다. 이는 유신회와 단 1% 차이다. 결국 이대로 가면 일본 정치에서 민주당계가 오사카 지역정당인 유신회에게 제1야당 자리를 빼앗기게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3. 국민민주당


아예 이 쪽은 과거에 고이케 유리코와도 연대하려고 했을 정도로 보수적인 민주당계라 입헌민주당하고는 연대 안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유신회와 연대가 점쳐졌으나...자민-공명 연합과 연대하려는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와 다른 당직자간의 갈등으로 백지화되었다. 그래도 국민민주당은 오사카도 승격 논란에 있어서 지지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헌법 개정 논란에서도 자민당과 연대 가능할 수준인 사람들도 있을 정도라 아마 자민-공명이나 유신회 사이에서 연대가 결정될 것이다.


4. 일본 유신회


사실상 저번 중의원 선거의 최대 승리자다. 교육 무상화로 대표되는 진보적 공약과 오사카도 승격 추진, 헌법 개정으로 대표되는 보수적 공약을 잘 조화한 전략을 내세워서 이겼다. 어떻게 보면 하시모토 도루 대표 이래 최고의 성과가 바로 저번 선거였다. 또 재밌는 것은 지금 정국에서 논란이 될 수 있음에도 나토식 핵공유나 원전 재가동 의제를 선점하여 이슈를 잘 끈다.


중의원 선거 당시 내년(2022년) 참의원 선거 때 개헌 국민 투표를 하자고 제안했는데 될 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젊은 층 사이에선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입헌민주당보다는 더 대안으로써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자민당이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공명당은 물론이고 일본 유신회까지 끌어들일려는 계획을 하고 있기에 앞으로 정국에서 입지가 상승할 것이다.


국내 언론에서는 재특회 혐한 인사인 사쿠라이 마코토 덕분에 유명해진 일본제일당과 비슷한 성향의 극우 정당이라고 보도하는데 사실 초기는 몰라도 지금은 우익 색채가 많이 빠졌다. 유신회의 창업주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부지사는 재임 기간 조총련계 조선 학교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고 전쟁 당시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발언으로 한일 양국에서 파문이 일 정도였지만 2015~2016년을 계기로 한국 측 입장도 충분히 이해 간다며 매우 온건해졌다.


그리고 철저히 혐한 단일 의제 정당인 제일당과는 달리 오사카 유신회는 헌법 개정론, 교육 무상화, 지방 분권 강화 등 확실히 특색 있고 일본 사회에서도 납득이 가능한 공약들을 내걸고 있다.


5. 일본 공산당


저번 선거에서 입헌민주당의 패배 원흉으로 꼽혔던 정당이다. 사실 천황제 폐지, 자위대 해산, 영토분쟁 양보 등 일본 주류 의견에 많이 어긋나는 주장들을 펼쳐서 지지층 외연 확장에는 한계가 뚜렷한 정당이다. 특히 과거에 폭력 혁명 노선을 지향했었던 경력 탓인지 의회공산주의 노선으로 전환한 지 꽤 되었음에도 아직도 불신의 목소리는 남아있다.


그래서 시이 가즈오 위원장은 과감하게 변화를 했다. 먼저 저번 중의원 개원식에서 천황이 참석할 때 항상 불참하던 태도를 버리고 갔다. 동시에 자위대 해산 주장을 사실상 포기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일본 사회에 재무장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과 상관 있다. 요미우리 신문 보도에 따르면 4월 7일 시이 가즈오 위원장은 적 기지에 대한 선제 공격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사실 러시아와 일본의 갈등이 불거지는 가운데 그동안 일공당은 독도와는 달리 북방영토(쿠릴 열도)는 절대 양보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었기에 사실 놀라울 것도 없다.


현재 참의원에 일본 공산당은 13석이고 참고로 저번 중의원 선거에서는 2석 정도를 더 잃는 패배를 겪었었다. 과연 이번에는...?


6. 레이와 신센구미


저번 2020년 도쿄도지사 선거에 대표 야마모토 타로가 출마했다가 우쓰노미야 겐지랑 단일화 못한 것에 덮쳐 자민당이 마땅히 낼 후보가 없어 출마를 포기하는 바람에 보수표가 고이케 유리코에게 몰려 압도적으로 패했다. 특히 선거 도중에 내세웠던 도쿄 올림픽 취소 공약은 위약금 문제 같은 현실적인 것은 전혀 고려 안한 포퓰리즘 공약이라 비판 받았었다.


현재 야마모토 타로는 이번 선거에서 도쿄도 선거구에 도전한다 했다. 넷상에서는 의외로 지지를 많이 받는 정당이긴 하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아직은 크게 영향력을 발휘 못하고 있다. 아마 일공당, 사민당과 지지층이 겹친다는 것도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선거 연대가 되면 예상 외의 선전을 기대해볼 만하다.


7. 사회민주당


과거 냉전 초기의 흐름 속에서도 가타야마 데쓰와 이시다 히토시라는 총리를 배출해내고 55년 체제에서도 제1야당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었던 일본 사회당의 후신이지만 지금은 몰락할대로 너무 몰락했다. 거기다가 작년에 당원의 30% 가량이 탈당해 입민당, 일공당, 레이와 신센구미 등지로 흩어졌고 그나마 기댈 원로인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마저 사실상 정당 활동을 끊었다.


이 정당은 이제 그냥 헌법 9조를 지킨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특색도 없는 정당이 되었다. 아마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1석이라도 건질 지 매우 불투명하다.


8. NHK당


원래라면 그냥 일본제일당과 같은 병먹금 취급당하는 정당이지만 의외로 넷우익들 사이에서는 컬투적인 인기를 끌었다. 술 기운에 독도를 전쟁을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본 유신회에서 제명당한 마루야마 호다카가 사실상 얼굴마담으로 있다. NHK 해체 이거 하나 말고는 정당의 지향성이 없는지라 당연히 제대로 된 지지를 받기 어렵고 아마 이번 선거에서 원외로 퇴출되어 일본제일당이랑 같이 놀지 않을까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