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아티스트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게.

by 조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했다. 우연히 BTS의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노래가 내 스타일이어서 BTS의 다른 노래들도 찾아들었다. 처음에는 영상도, 방탄에 대한 정보도 찾아보지 않고 정말 노래만 주야장천 들었다. 그래서 ‘BTS’라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시간이 조금 흐르니 아이돌에 눈을 뜨게 되었다. 단지 노래가 좋아서가 아닌 ‘얼굴‘이 좋아서 덕질을 시작했다. BTS는 다 잘생겼다. ^_^ 당시 BTS를 좋아하는 애들이 꽤 많았다. 아마 그 당시에는 가장 인기 있는 그룹이었을 것이다. 라이브 방송이나 신곡 뮤직비디오를 시청하며 방탄소년단이라는 사람들을 더 좋아하게 되고 더 열광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여러 가지 이유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지쳤던 시기이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머리를 지끈지끈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때문에 낮 동안은 학교에서 예민해 있었고, 밤에는 ‘나’라는 사람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처럼 느껴져 우울했다. 공부에도 ‘권태기‘라는 게 있다는 걸 처음 깨달은 그 시절, 밤만 되면 저절로 외롭고 쓸쓸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에는 학원이 밤 9시쯤에 끝났다. 2시간 정도 학원에서 썩어가다가.. 아니 아니,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학원이 끝나면 나오자마자 에어팟을 장착하고 노래를 들으며 어두컴컴한 밤하늘 속에서 집으로 걸어갔다. 그게 유일한 나만의 원동력이었다.


초등학생 시절 내가 들었던 BTS 노래들의 공통점은 이거다. 가사가 예쁜 노래, 위로와 감동이 되는 노래.


<Magic shop>

내가 나인 게 싫은 날 영영 사라지고 싶은 날. 힘을 내란 뻔한 말은 하지 않을 거야 난 내 얘길 들려줄게.


<best of me>

나도 나의 끝을 본 적 없지만

그게 있다면 너지 않을까.

다정한 파도고 싶었지만

네가 바다인 건 왜 몰랐을까.


<Love myself>

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자린데.

그저 날 사랑하는 일조차

누구의 허락이 필요했던 거야.

내가 지금까지도 종종 듣는, 예전에 가장 좋아했던 노래들의 가사이다. 직접 노래를 들을 때와 달리 이렇게 가사만 써 놓으니 조금 오글거리기는 한다. 하지만 과거의 내가 가장 위로를 받았던 수단이라고 생각하니 그 추억이 지금까지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고마워. 절벽 끝에 서 있던 내 유일한 이유가 되어줘서, 내가 나인 게 싫은 날 조금이라도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줘서.


가사가 너무 예쁘다. BTS 노래들을 들을 때면 허공에 떠도는 예쁜 말들을 주워 담아 깊은 마음속에 집어넣는듯한 기분이다. 아무것도 없이 피폐하고 공허한 나만의 공간이 누군가의 목소리로 채워지는 것.

갈증을 느끼던 내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한 느낌. 결국 돌고 돌아 방탄이라는 말을 몸소 겪었다. 이미 전 세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으리만큼 월드스타이고 유명하지만, BTS의 음악을 들으면 그저 ‘유명한 어떤 노래‘를 듣는 게 아니라 나만의 일기장을 채워나가는 느낌이다. 가사와 멜로디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노래는 얼마든지 많지만 BTS라는 사람들 자체가 나에겐 유일한 위로제였고, 삶의 원동력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제 곧 완전체로 돌아온다는 기사를 보았다. 2022년, 활동중단 뉴스가 뜬 뒤로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활동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더 이상 어떤 기사도, 뉴스 영상도 찾아보지 않았다. 그냥 그 상태로 기다리고 싶었다. 아마 나는 언젠가 BTS가 완전체로 돌아올 것이라는 걸 확신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반드시 그럴 것이라는 걸 내 느낌으로 알기에, 그래서 그랬던 것 같다.


아직 군대에 있는 멤버들도 있고, 제대를 한 멤버들도 있다. 이제 곧 완전체로 무대를 선다고 하더라도 내가 초등학생 시절 감동의 눈물을 툭 떨궜던 그 정도의, 그때만큼의 위로받는 느낌은 들지 않을 것 같다. 아마 위로의 고마움이나 감동보단 그 시절의 추억과 완전체로 돌아온 것에 대한 반가움을 훨씬 더 느끼겠지. 그렇지만 방탄은 내가 가장 처음으로 좋아했던 아티스트이자 마지막 아티스트야. 그리고 난 영원히 그 고마움과 감동을 잊지 못할 것 같아.



우리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