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 픽사에서 발견한 지점들

by 헨리 월터

전시는 이를 제작하고 운영하는 주체와 다양한 관람객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장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관람객의 흥미와 관심을 자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더 나아가서는 재창조 등을 위한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 성수문화예술마당에서 9월 28일까지로 연장된 문도 픽사 전시도 이러한 원칙 앞에서 예외로 볼 수 없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픽사 스튜디오의 작품에 애정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나도 전시를 관람하였다. 이번에는 최근의 전시 관람을 통해 느낀 바와 이를 통해 발굴할 요소는 무엇인지를 정리하고자 한다.


01. 어떤 사람들이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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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 픽사의 마지막 테마인 '니모를 찾아서'를 표현한 전시실의 모습. 젊은층이나 어린아이를 둔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이 중심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를 찾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어린 자녀들을 둔 젊은 가족이 중심이었다. 내가 전시를 방문하였던 7월 말은 학생들의 방학 기간이니 당연할 것이다. 그리고 픽사 스튜디오가 1991년 디즈니와 계약을 맺은 후 수많은 애니메이션이 나와서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렇다보니 요즘 나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지라도 최소 픽사 애니메이션을 적어도 한 편 이상 접해온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를 생각하였을 때 문도 픽사는 단지 젊은층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중년 및 그 이상의 관람객에게도 추억을 상기시키는 장이 될 수 있다. 즉 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의미가 두드러질 수 있는 것이다.


02. 전시를 즐기기 : 겉핥기와 과육을 맛보는 사이에서

문도 픽사 전시실 속의 모습은 애니메이션 속 특정한 장면을 재구성하는 형태였다. 그리고 자신이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된 것과 같은 상상 속에 잠시 빠져들 수 있다. 2007년 개봉한 라따뚜이를 예로 들면 쥐의 모습을 한 주인공인 레미의 시점으로 본 주방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큼직한 조리기구와 재료는 물론이고 애니메이션의 주제이기도 한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는 철학을 지닌 구스또 주방장의 요리책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을 재해석하면 무엇을 발굴할 수 있을까? (비록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날지라도) 누구나 관심이 있고 열정을 지녔다면 분야를 떠나 특정한 영역에서는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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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 테마의 전시 공간. 생쥐 주인공인 레미를 기준으로 잡아서 주방의 풍경이 관람객보다 크게 표현되어 있다.


다른 사례를 예로 든다면 2001년 개봉한 몬스터 주식회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몬스터주식회사에 나오는 괴물들은 벽장을 통해 인간 어린아이들에게 접근하고 그들에게 겁을 줌으로써 비명 에너지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편의를 누리며 살아간다. 그렇지만 매체의 발달로 괴물을 무서워하지 않는 어린아이가 늘어서 에너지가 부족해지자, 워터누스 사장은 어린아이를 납치하여 단기간에 에너지를 얻는 극단적인 방법도 고민한다. 물론 결말에서 드러나듯 이는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반대로 주인공인 설리번은 실수로 벽장문을 열어서 인간 어린아이인 부를 들여보낸다. 그렇지만 우연한 계기로 웃음으로 더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사장의 범죄를 알린 것이 인정되면서 회사를 경영한 것은 물론이고 다시 주식회사의 부흥을 끌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이를 염두에 두었을 때 불법적인 방법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과, 창의적 발상이 우연한 계기로 나오면서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짐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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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주식회사 테마의 전시실. X자로 문에 붙은 테이프와 벽장 속 인간 어린이의 방을 재현한 모습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방법과 그 어려움의 정도를 관람객 스스로 상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전시실 내에는 어떤 설명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다. 관람객은 단지 겉으로 드러난 전시 공간 속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며 전시에 대한 각자의 기억을 담을 뿐이다. 물론 관람객 개인이 벽면의 QR코드를 스캔하여 전시실 속 관련 애니메이션의 내용 등을 확인하는 편의는 제공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직접 애니메이션을 보고 전시를 관람하는 것과 단순히 다른 사람이 요약하여 읽어주는 내용을 받아서 소비하는 것은 전혀 느낌이 다르고 양자 간 간극은 불가피하다. 그렇다보니 토이스토리와 같은 유명한 애니메이션이 있는 테마에서는 수많은 관람객이 오랜 시간 머물며 사진이나 짤막한 영상을 찍었지만, 엘리멘탈이나 카 등을 주제로 한 공간에서는 빠르게 지나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발견하였다. 그리고 나 역시 제대로 접하지 않은 애니메이션을 주제로 잡은 공간은 전체 공간만 몇 컷으로 담은 채 빠르게 지나쳤다.

20250731_105020.jpg 앤디의 방 형태로 구성된 전시실의 모습.


03. 이용료가 지니는 양날의 검

문도 픽사 특별전은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즐겼던 전시였다. 그렇지만 전시를 즐기는 데 필요한 비용은 양날의 검과 같았다. 우선적으로 입장료부터 1인당 45,000원이었다. 국내의 주요 국공립 박물관들에서 전시가 무료거나 저렴한 축이고, 사립 박물관들의 입장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축에 있음을 생각한다면 절대 낮은 값은 아니었다. 관람객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픽사 전시는 1시간 내로 즐기다가 끝나는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전시와 다르게 관람객이 왔던 길을 돌아가 특정 테마의 전시 공간으로 가고 싶어도 그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이를 생각하였을 때, 45,000원이란 입장료는 결코 저렴하다고 볼 수 없었다.

그 이외에도 눈에 밟혔던 부분은 기념품 가게에서 취급하는 물건들의 가격으로, 대체로 비싼 편이었다. 30분 정도 돌면서 다른 관람객들을 둘러보았는데,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중에도 최종적으로 기념품의 구매로 이어지는 모습은 거의 없었다. 물론 박물관이 수입을 확보하는 방법 중 하나로 기념품 판매를 통해 확보된 수익도 포함된다. 따라서 문도 픽사의 전시에서 이용료를 높게 잡은 자체를 마냥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애니메이션이나 전시 자체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일지라도 몇 편의 이용 후기를 접한 후 망설였거나(혹은 지금도 망설이고 있거나) 돌아섰을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추가 관람객을 유치하는 문제를 기준으로 접근하였을 경우, 성공적인 사례로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과연 문도 픽사 특별전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나는 이에 대해 확실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