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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1월 미국의 분열, 그날을 시진핑은 기다리고있다

by 신진상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jpg

제가 정말 좋아하는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가 신작 ‘초거대 위협’에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지목한 국가는 어디일까요? 약간 좌파적 성격의 루비니 교수가 지목한 나라는 중동에 있는 국가가 아니라 동아시아 한국 가까운 데 있습니다. 그가 보기에는 가장 위험한 나라는 바로 대만입니다. 좌파로서 미국 자본주의에 신랄한 비판을 가하는 루비니 교수가 보기에도 시진핑이 대만을 먹고 싶은 의지와 욕망은 강렬한가 봅니다. 결국 중국은 그리고 시진핑이 집권하는 기간 안에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원래는 돈으로 사려고 했는데 집권당인 민진당과 대만에서 태어난 젊은 세대가 절대 굴복할 리가 없기 때문에 시진핑도 고육지책으로 그리고 재임기간 중 마지막 승부수로 던지는 카드가 전쟁입니다.

루비니 교수는 두 가지 전제를 듭니다. 지금 같은 압도적인 고도성장이 불가능해진 상황이 계속되고, 시진핑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외부의 적 미국에 대한 민족주의를 극도로 팽배하게 만드는 거죠. 현재 두 전제는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누가 보아도 두 나라는 전쟁 앞으로 다가가고 있죠. 그리고 시진핑이 마오쩌둥 다음의 인물로 역사에 기록되는 길은 데만 정복을 통한 중국 통일(진시황 한무제는 물론 쿠빌라이 칸도 못한 그야말로 최초죠. 청나라가 대만을 성으로 지정한 게 1890년이니 실제 청나라 즉 중국이 대만에 대해서 지배력을 행사한 건 단 5년입니다.)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이 저성장과 고령화의 늪을 극복하고 지금까지처럼 꺼지지 않는 세게의 공장이 되어준다면 다른 가능성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세계화는 끝장났습니다. 루비니 교수가 보기에도 중국은 부동산 버블, 지방 정부 부채, 1자녀 정책으로 인한 인구 구조의 기형, 일당 독재를 넘어 일인독재 시스템으로의 전환에 의한 혁신 시스템의 붕괴 등의 난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대단히 낮습니다. 중국이 정말 미국과 한 판 뜨고 싶은 거 다 알겠는데 그 시점이 궁금하다면 루비니 교수는 중국이 영어를 필수 외국어에서 제외하는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더 이상 미국에 배울 게 없다고 판단하는 순간이 중국이 미국을 향해 발톱을 휘두르는 순간이 될 겁니다. 시진핑 치하에서 영어롤 모국어로 하는 중국 정치인들이 상대적으로 중국에 우호적인 좌파 미국의 경제학자를 만날 때도 이전과 달리 영어를 안 쓰고 통역을 동반한 가운데 중국어로만 소통하려고 합니다. 중국은 시진핑 이후 확실히 변했습니다. 그것도 너무 많이죠.

중국의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미국을 아시아에서 영원히 쫓아내기 그리고 달러 패권을 흔들어 위안화를 국제 통화로 만들려는 움직임입니다. 지금 사우디가 위안화로 결제를 시작했꼬 인플레와 맞서 싸우며 감산을 요청한 미국의 요구를 거절한 것을 보면 당분간은 운이 중국 편인 것 같습니다.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의 공동저자인 마이클 베클리와 할 브랜즈는 결국 세게 유일의 초강대국이 되려는 중국의 시도가 처절하게 무너질 거라고 예측합니다, 그들의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2025년 1월 둘로 쪼개진 미국은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는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서로가 승리했다며 승리 선언을 해버리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난다. 이미 12월부터 병색이 완연한 바이든은 병석에 눕고 사실상 미국은 무정부주의의 상태에 이른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중국은 대만과 아시아 주둔 미군의 핵심 기지인 오키나와에 미사일을 퍼붓는다. 초기에 참전의지를 완전히 꺾어 버리려는 시도로 시진핑은 이를 진주만 기습에서 배웠다. 중국의 사이버 전사들은 미국의 군사 통신망을 교란시키고 중국이 파견한 특수부대는 대만의 수도에 잠입해 매국노라고 중국에서 부르는 대만의 반중 정치인들을 암살한다.

미국은 중동 등 전 세계에서 흩어져 있는 미군들을 모아 대응하려고 하지만 이미 늦었다. 대만은 이미 중국이 세운 괴뢰 정부에 의해 시진핑에게 접수된 상태다. 미국은 제2의 진주만을 치욕적으로 경험하지만 이제 전술핵을 쓰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3차 세계 대전이다.

물론 과장된 시나리오죠.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미국과 핵전쟁을 포함한 전면전을 각오하고 일본의 오키나와 기지를 공격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들도 사신들의 상상력이 너무 나갔다고 생각해서인지 다른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입장을 바꿔 중국이 되어보면 불량국가는 이란 북한 쿠바가 아니라 일본 필리핀 베트남이 되는 거죠. 이 중에서 미국이 일심동체로 지키려고 하면서 나름의 군사력을 지니고 있는 일본을 공격하는 건 무모하다는 걸 안다. 그리고 베트남은 79년 전쟁에서도 이기지 못했듯이 언제나 큰 비용이 따르는 만만치 않은 적이다. 결국 세 나라 중에서 본보기로 중국이 손 볼 대상은 필리핀밖에는 없다. 필리핀이 공격받았다고 미국이 와서 피를 흘릴까? 미국도 자신하지 못할 것이다. 중국 속담에 원숭이를 겁줘 다스리려면 원숭이 앞에서 닭을 죽이면 된다. 필리핀은 그 닭의 역할에 딱 맞다. 일본을 빼고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중국을 두려워하는 나라들이 중국의 필리핀 공격으로 더욱 중국을 무서워해 미중 전쟁에서 결국은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건 좀 더 그럴듯한 시나리오입니다. 두 작가는 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정신 차리고 미국이 위기를 대비한다면 그리고 태평양 전쟁 때 하나가 되었듯이 제발 하나가 되라는 주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저자들은 중국의 국력은 이미 정점을 지나 인구 구조상 그리고 경제 구조상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고 하는데 이는 상하이 종합 주가 지수가 6년째 3000선에 머물고 있음을 볼 때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중국 주식은 91년 문을 열고 최고 전성기인 2007년까지 64배 뛰었습니다. 그러나 미국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빅 테크가 경쟁력이지만 AI의 패권을 중국에게서 확실히 빼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서도 뭉치지 못하고 가기들끼리 진흙탕 싸움을 펴려고 있습니다.

일단 반중 정서를 이용해 출판사가 책 제목읗 화끈하게 뽑았지만 책에는 중국필패론이 없습니다. 대신 미국 각성론이 있죠. 저자들은 지금부터 7년 안에 중국이 대만을 공격해 아시아에서 자신들을 몰아내려는 중국의 도발에 체계적으로 맞서지 않는 한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루비니 교수는 전쟁을 원하는 건 분명 중국의 지정학적 야심이고 미국은 힘으로 중국을 누르느냐, 아니면 2 인지로 내려와 쓸쓸히 역사에서 퇴장하는 길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제가 볼 때 후자의 선택을 미국이 스스로 할 가능성은 거의 0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는 다만 중국과 대만의 예정된 전쟁(어쩌면 이철 박사의 말처럼 이미 시작된 전쟁일 수도 있죠.)이 중국과 미국의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미중 갈등에 대해서 대한민국은 대통령부터 일반 서민까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줄 잘 서는 것 외에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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