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책방>, <지친 비바리, 제주도에서 치유받다>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담당자는 나이기 때문에 비행기 티켓부터 자동차 렌트, 일정은 물론 공항에 가는 방법과 시간까지 나노단위로 정해두었다. 최적화된 짐을 싸고 공항에서 대기할 때를 대비한 책도 다 준비한 상태로 잠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설정한 알람은 울리지 않았다.
다른 가족의 알람을 듣고서 부랴부랴 일어나 준비를 하고 서둘러 집을 나왔다. 그리고 되돌아가기 애매할 즈음에야 책을 두고 왔다는 걸 깨달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때와 장소마다 '추구미'가 있을 것이다. 이번 여행에서 나의 추구미는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보는 동안 종이책을 읽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여행이 시작된 8분 만에 바사삭, 깨져버렸다.
출발 시간도 잘못 계산해 공항에 늦을 것 같은데 가족들은 태평하게 걸어와서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공항에는 제시간에 도착했고 대기줄도 적어서 게이트 오픈까지 여유가 넘쳤다.
널널한 시간을 지루하게 보내던 나는 전자책을 떠올렸다. 그리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 여행 갈 때는 전자책이 좋다. 무게가 가벼워지는 건 물론 매번 챙겼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제주도에 관한 여러 전자책들이 있었다. 그중 『제주도 책방』,『지친 비바리, 제주도에서 치유받다』를 골랐다.
『제주도 책방』은 제목 그대로 제주도에 있는 책방에 관한 책이다. 제주도 그 자체에 대한 책들이 많았는데 제주도에 있는 '책방'이 주제가 되니 신기했다. 신기하지만 가볍게 읽히는 책이다. 각 책방의 감상과 주소, 특징을 사진과 함께 간결하게 담았다.
그래도 읽다 보면 왜 제주도에 책방을 냈을까 하는 궁금증이 조금은 해결된 듯하다. 책방과 어우러지는 제주도의 풍경과 책 읽기(여유)가 사람들에게 꽤나 위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5년 6월에 출판됐으니 제주도 책방 투어를 간다면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지친 비바리, 제주도에서 치유받다』는 제주도에 관한 애정이 담긴 책이다. 근데 그게 너무 과한.
"제주를 주제로 하여 나의 이야기가 의식의 흐름대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p.27
이 말 그대로다. 읽다가 '왜 이 이야기가 나오지?', '갑자기 동화?' 하는 적이 여러 번이었다. 조금 더 예를 들자면, 곶자왈에 관해 얘기하다가 갑자기 시와 동화로 넘어가는 식의 구성이 산만했다.
하고 싶은 말을 한 번에 다 쏟아낸 느낌이다. 그래도 남북으로 다른 제주의 바다, 식생의 차이, 역사 등을 알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