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안녕달
아이가 있는 친구에게 『달팽이와 고래의 모험』을 추천했다. 그랬더니 친구는 무더기로 추천 책을 돌려주었다.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안녕달 작가의 시리즈. 그중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는 아이에게 읽어주었더니 몰래 눈물을 훔쳤다는 귀여운 일화도 들려줬다.
제목만으로 슬프니 울었을 것 같긴 한데. 읽어보고 싶었지만 문제는 대출할 수가 없었다. 이미 베스트셀러였고 그걸 인증하듯 유튜브에는 읽어주는 부모님, 듣는 아이들의 반응을 담은 영상이 많았다. 또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예능에도 언급되었으니 도서관에서 대출은 불가능이었다.
그때 친구가 북카페에 가면 볼 수 있을 거라는 팁을 줬다.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거리였지만 기꺼이 갔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생긴 긍정적인 효과는 부지런해졌다는 거다.
1.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노부미
죽음은 언제나 갑작스럽다. 어린아이를 둔 엄마라면 더 그럴듯한데,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는 '인사라도 하고 가면 좋겠어.'라는 생각을 가볍고 유쾌하게 그려낸 동화책이다.
분명 유쾌하건만 눈물이 나는 건, 영원한 헤어짐을 겪어보지 못한 아이들조차도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눈물을 말리고 싶다면 책의 뒷면을 놓치면 안 된다.)
죽음이란 주제가 동화에 어울릴까 싶지만 읽고 나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글 윤여림 / 그림 안녕달
아이는 '엄마'가 안 보이면 운다. 엄마가 화장실만 가도 세상 떠나가라 울고, 어린이집에 잘 가다가도 갑자기 울고. 엄마는 여기 있다며 확인시켜 주고 금방 만날 거라 안심시키지만 막상 엄마도 떨어지고 나면 아이가 궁금하고 보고 싶어지는 거다. 비록 아이처럼 소리 내어 울지는 못할지라도 엄마의 마음 또한 아이의 그것과 닮아있음을 보여준다.
3. 안녕달 시리즈
안녕달 작가의 그림책은 특유의 그림체로 동글동글, 포근포근한 느낌을 준다. 심지어 『별에게』속 별의 모서리조차도 날카롭지 않다.
『별에게』는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팔았던 것처럼 별을 판다.
별을 사 온 어린아이는 사랑과 관심을 주면서 안대를 끼고 자야 하면서도 별을 키워낸다. 그리고 때가 왔을 때, 가족들은 인사를 하며 하늘로 별을 떠나보낸다.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별에게』는 궤를 같이한다. 바로 '헤어짐'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누군가와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일 수도, 어쩌면 영영 보지 못할 수도 있는 어려운 순간들 말이다.
아프고 힘든 헤어짐 때문에 사랑하는 존재들을 모두 '동결건조'해버리고 싶다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닌 듯하다. 변치 않게 곁에 두고 싶은 간절함의 다른 이름일 테니 말이다. (물론 동결건조는 수분 하나 없이 바스락바스락이 되지만 그 부분은 살짝 제외하기로.)
이 책들은 아이들에게도, 그 곁에서 목소리를 들려주는 부모님에게도, 그리고 나 같은 어른에게도 헤어짐을 견딜 수 있게 돕는 다정한 안내서가 되어준다. 덕분에 우리는 다양한 헤어짐 속에서도 다시 만날 거라는 믿음을 나누고 함께했던 기억이 남긴 온기를 품어 다시 일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