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선우 Jul 19. 2023

베풀면 그만이지

드라마 <이로운 사기>로 보는 나눔 이야기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사기를 친다는 사실 아시나요? 이정전 작가의 <인간 같은 동물, 동물 같은 인간>에서 보면 동물도 인간과 같이 사기를 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헤엄치는 속도가 느린 아귀는 머리끝에 달린 돌기를 먹이처럼 보이게 해 작은 물고기를 유인해 삼켜버립니다. 동물과 인간 모두 사기 행각을 벌이는데 차이가 있다면 동물의 사기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는 점입니다. 


최근에 종영한 한 드라마 <이로운 사기>는 동물과 같이 생존을 위해 사기를 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주인공 이로움(천우희)과 나사(유희제), 정다정(이연), 링고(홍승범) 이 넷은 정목재단 장학생으로 뽑혀 범죄자로 길러집니다. 이들은 기억력, 해킹, 언어, 기계 부분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재단에서 시키는 범죄에 가담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18살이 된 이로움은 정목재단을 벗어나려고 하였지만 재단 회장의 방해로 탈출에 실패합니다. 탈출 시도의 대가는 참혹했는데 이로움의 부모님은 자식이 보는 앞에서 살해되었고 이로움은 존속살인 및 방화죄를 뒤집어쓴 채 10년 간 감옥 생활을 합니다. 



10년이 지난 어느 날, 당시 사건의 진범이 갑작스레 등장하고 과공감 증후군을 겪고 있던 한무영(김동욱) 변호사는 사건의 진범 변호를 맡게 됩니다. 한무영은 진범의 뻔뻔한 태도에 화가 났고 대화 녹취 내용을 언론에 공개합니다. 덕분에 이로움은 무사히 출소하게 됩니다. 출소한 이로움은 자신의 부모님을 죽인 회장의 존재를 찾기 위해 사기를 공모했고 이로움의 상황에 공감한 한무영은 이를 돕습니다. 이로움은 자신을 이용하던 사람들 그리고 믿어주지 않던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마음을 닫았지만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한무영으로 인해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이로움에게 사기는 동물의 본능과 같은 것입니다. 자신을 이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믿어주지 않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었던 것이죠. 마치 아귀처럼 말입니다. 영국 싱크탱크 레가튬에서 매년 발표하는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적 자본 지수는 167개국 중 107위라고 합니다. 이는 한국 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가 바닥임을 의미합니다. 물론, 드라마 <이로운 사기>는 픽션을 기반으로 하였지만 한국 사회의 단면을 드러낸 드라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뢰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핵심입니다. 사회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개인들 간에 상호 신뢰가 필요합니다. 개인들이 서로를 신뢰하는 사회가 되어야지 사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에 대한 해답은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사회 선생님인 ‘케빈’(유진 시모넷)은 아이들에게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라는 숙제를 내줍니다. 숙제를 받은' 트레버'(할리 조엘 오스먼트)는 한 가지 방법을 떠올립니다. 그것은 영화의 영문 제목인 "Pay it forward"입니다. 이는 선행이 선행을 낳음을 말합니다. 트레버는 한 사람이 세 명에게 선행을 베풀고, 그 세 명이 다시 세 명에게 선행을 베푼다면 세상은 점차 바뀔 것이라고 말합니다. 신뢰와 선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믿지 않아도 상대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고 선행을 베푼다면 상대도 누군가에게 이를 베풀 것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지언정 그런 두드림이 없고서야 사회는 변화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두드림을 몸소 실천한 사람이 있는데 이 분은 'pay it forward' 방식을 통해 한국 사회 내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바로, 한약사 김장하입니다. 우리는 그를 어른 김장하라고 부릅니다. 자신에게 도움을 구하러 찾아온 사람들에게 조건 없이 재정적으로 지원했고 돌려받지 않았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자신에게 갚지 말고 사회에 갚아라. 이렇게 도움을 받은 이들은 대학교 교수, 장관 등 사회의 중요한 요직에서 사회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어른 김장하 선생님의 말씀처럼 살면 사회는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줬으면 그만이지


 



작가의 이전글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