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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선우 Sep 15. 2023

코피노를 아시나요?

영화 <귀공자>로 보는 코피노 이야기

박훈정 감독의 신작 <귀공자>는 68만이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영화 <귀공자>는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김선호의 복귀작이자 첫 영화 작품입니다. 


김선호/ 배급사 NEW 제공/ 출처 : NEW 1(뉴스 원)


극 중 김선호는 귀공자 역을 맡아 깔끔하게 미친 킬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많은 관람객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캐스팅과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없는 이번 신작은 스토리와 전개 측면에서 많은 관람객들의 호불호가 갈리고 있습니다. <신세계>와 <마녀> 시리즈로 잘 알려진 박정훈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차별을 받는 자들이 차별을 하는 자들에게 크게 한 방을 먹이는 내용을 담았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습니다.  


영화 주인공 귀공자(김선호)와 마르코(강태주)는 극 중 코피노 출신으로 나옵니다. 코피노는 Korean(한국인) + Filipino(필리피노)를 합쳐 만들어진 단어로 한국 남성과 현지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정확하게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필리핀 내 코피노 숫자는 약 4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필리핀 내 여성의 88%가 가톨릭 신자라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는데 종교적인 영향으로 낙태를 범법 행위로 인식하고 한국 남성의 아이를 대부분 출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정훈 감독/ 출처 : SBS 연예뉴스


영화는 마르코를 잡으려는 자, 죽이려는 자 그리고 이유 없이 쫓는 자 이렇게 세 구도로 이루어집니다. 한국의 호경 재단 창립자 한 회장은 심장병 악화로 생명이 위독했고 그의 아들 한 이사(김강우)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필리핀에 있는 한 회장의 자식 '마르코'를 심장 이식을 위해 찾습니다. 하지만 한 이사가 아버지를 살리려는 이유에는 다른 목적이 있는데 바로 한 회장의 새로운 부인과 딸이 유언장을 수정해 재산을 모두 상속받으려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출처 : 스타연예


마르코를 잡으려는 한 이사와 마르코를 죽이려는 한 회장의 배다른 딸이 대립하며 서로 킬러를 고용해 자신의 목적을 위해 마르코를 찾습니다. 이때, 계속해서는 등장하는 귀공자 또한 마르코를 계속해서 쫓는데 그에게는 마르코를 쫓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귀공자는 배다른 딸이 고용한 킬러를 죽이고 한 이사에게 접근해 마르코 목숨을 담보로 천만 달러를 받습니다. 돈이 입금되고 상황이 악화되며 결국 귀공자는 한 이사 무리까지 모두 사살합니다. 그러고는 마르코와 남은 사람들에게 사실 마르코가 그들이 찾던 사람이 아님을 밝힙니다. 

마르코는 귀공자가 한 회장 아들로 조작한 것이었습니다. 귀공자는 한 이사에게 받은 돈으로 코피노 지원 센터 설립에 사용하고 마르코 어머니의 수술비까지 지불합니다.  


출처 : 스타연예


필자는 영화의 결말이 감독이 말한 차별을 받고 있는 자들의 한 방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한 회장 아들로 조작된 상황에서 마르코의 아버지가 아닌 한 회장의 가족들을 모두 사살한 것은 복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감독이 말한 코피노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 유튜버 <필리핀 김마담>의 채널에 등장한 코피노 '라이언'의 이야기는 대한민국 국민 중 하나로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2014년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각지대에 놓인 코피노'라는 기사를 통해 과거 미국과 일본에 의한 성적 착취로 아픔을 가지고 있는 한국이 부유해지자 필리핀에서 똑같은 악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습니다.


필리핀 빈민가에서 땅콩을 팔고 있는 '라이언'/ 출처 : 서울신문


이후 많은 대한민국 정부와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코피노에 대한 대책은 미흡합니다. 추가적인 대책 마련과 더불어 아이의 존재를 알고 있는 한국 내 아버지들이 자진해서 아이를 찾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는 한 생명을 낳은 친부로서의 책임이자 해당 필리핀 가정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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