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평생의 숙제

by 리리

평생의 숙제인 다이어트!

작자도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간 먹은 음식을 생각해 본다.

아침 일어나자마자 장을 보고 타코를 만들어먹고,

저녁에는 돈까스 마요 덮밥을 만들어 먹었지.


그리고 항상 하는 말!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이전부터 지금까지 뜨고 있는 다이어트 키워드는 <간헐적 단식>이다.

식사를 먹고 다음 식사 때까지 단식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간호사로 일하면서 지속적으로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간호사가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그건 아니다.

병원 근무를 하면서 밥을 못 먹는 것은 당연하게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화장실도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밥을 먹는다는 것은 사치처럼 느껴진다.

불규칙적인 식사 그리고 그로 인한 폭식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체중이 쉽게 증가하는 편이다.

물론 갑상선 저하증 등과 같이 선천적으로나 아님 질환으로 인하여 체중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라면 체질이 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체중이 쉽게 증가한다.

고등학교 다닐 때는 날씬해지고 싶은 욕망이 컸다.

팬심 때문이었을까? 아님 사춘기였을까?

좋아하는 남자 아이돌은 스키니진의 열풍을 불고 다닌 <샤이니>였다.

스키니진을 입은 아이돌들을 보면 나도 그들보다 더 마르고 싶었고, 스키니진을 멋지게 입고 싶은 욕망이 불쑥 들었다.

급식 당번으로 많이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그때 나는 밥 3숟가락, 반찬 종류대로 1 젓가락씩...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할당량이었다. 석식이 나오면 거의 먹지 않았다.

그리고 나중에는 부모님과 상의하여 도시락을 챙겨가지고 다녔는데 거의 먹지 않았던 일이 생각난다.

물론 부모님께 절식을 하고 있다는 것은 비밀이었다.


어느 날, 하교 후 <뚜레쥬르> 앞을 지나가는데 빵 냄새가 이 모든 의미 없는 노력을 무너뜨렸다.

용돈으로 빵을 사 먹고 그 뒤로 계속 빵만 먹었다.

그동안 못 먹은 것을 보상이라도 받는 듯 계속 먹었다.

정말 무언가에 홀린 듯이......


학교에 헌혈차가 왔다. 간단한 피검사를 한 후 헌혈을 했는데

집으로 날아온 피검사 결과는 과언 충격이었다.

glucose 즉, 혈액 속에 있는 당 수치가 너무 높게 나온 것이다.

그리고 내과에 방문하여 정밀 검진을 받았는데

탄수화물 중독증 그리고 당뇨 전 단계가 나왔다.

어른들만 걸리는 줄 알았던 당뇨라는 말을 고등학생인 내가 걸리다니

부모님도 그 당시에는 지병이 없으셨기 때문에 엄청난 충격이었다.

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그간 어떻게 먹었는지 물어보셨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과 엄마 앞에서 사실대로 말하였다.


엄마는 너무 충격을 받으셨다.

과일과 샐러드, 현미밥과 반찬을 싸주셨는데 내가 그동안 밥을 거의 먹지 않았다니

가끔 엄마와 빵을 먹게 되면 과거 이 이야기를 하곤 한다.

왜 이렇게 빵을 먹었냐고? 기억은 나는지 물어보신다.

그때 모르겠다.

빵을 먹고 싶은 욕망이 커서 먹은 것도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하면서 마음 한편으로 채워지지 않은 허무감도 있었다.

나는 이렇게 먹지 못하는데 살은 왜 빠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할 때도 많았다.

빵을 먹었던 이유는


"에라 모르겠다! 이거라도 먹고 보자!"라는 마음도 있었을 것.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과 허무감을 채우기 위해 먹었던 것도 있었을 것이다.

그때 당시에는 자세히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교 때 <정신간호학>을 배우면서 그간의 나의 행동들과 생각들을 자세히 생각해 보았다.


왜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할까?

그리고 그들은 왜 이럴까?


사람은 각자 다른 개체이고 다양한 행동을 한다지만 우선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객관적으로 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에게는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던 <탄수화물 중독>에 관해 생각해 보았다.

이것도 정신 건강학 측면에서 보면 섭식장애의 일종이다.

사람들은 많이 먹고 게워내거나 아예 먹지 않는 폭식증, 거식증만이 섭식 장애라고 생각하지만 비정상적으로 음식을 섭취하고 이로 인하여 부작용이 나타나는 모든 경우를 섭식 장애라고 한다.

이 섭식 장애는 청소년기에 흔하여 나타난다.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건강을 위해서, 질환으로, 아님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나처럼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고

아님 타인의 질타로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주변에 어떤 사람이 "살 좀 빼라!", "이게 뭐야? 살은 게으름의 원천이야. 다이어트 좀 해."

질타적인 말을 한다면 이것도 다이어트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정신과에 일을 하면 청소년기의 섭식장애 환자들을 섭섭지 않게 볼 수 있다.

섭식 장애에 걸린 이유에 관하여 물으면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연예인처럼 예쁘거나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아니면

가장 친밀한 주변 사람들의 질타로 인하여...

나는 두 번째 이유가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 대상은 대부분 친구였다.

청소년기는 가족보다 또래 친구와의 친밀도가 높은 시기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또래 친구와 보내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심하게 서로 욕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그렇기에 친구의 말 한마디가 다른 이들보다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이들에게 나는

우선 그들의 감정에 초점을 맞춰 공감해 준다.

하지만 상황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려 한다.

이는 쉽지 않다.

우리는 친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전학 가면 되잖아."라고 말한다.

학교를 옮기더라도 친구에게 체형으로 미움받을까 봐, 따돌림당할까 봐

이러한 두려움으로 섭식장애는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결국 두려움과 불안, 이것에 비롯되는 우울에 초점을 맞춰 나갈 수밖에 없다.


예뻐. 그 나이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예쁜 나이야.


이 말이 청소년기에는 와닿지 않았다.

교복만 입고 다니고 두발 제한에 짧은 머리를 매번 유지하고 다니는데

뭐가 예쁘다는 거지? 이런 생각이 가득했는데

이 나이가 되어보니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면

정말로 그 나이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예쁜 나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이 나이가 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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