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
박간호사!.
오늘 운전을 하다가 문득 강물을 보았어.
그러다 쏟아지는 햇살 아래
부서지듯 반짝이던 빛
'윤슬'이 눈에 들어왔어
잡힐 듯 가까이 있으면서도
끝내 손 안에는 머물지 않는 빛
물결 위에 잠시 머물 뿐
스스로의 형태는 가지지 않는
그 빛을 보며
나는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어...
박간호사!
사람들은 대개 손에 잡히는 것들을
믿으며 살아가..
누구에게나 내세울 수 있는
이름 붙은 자리
숫자로 증명되는 성취
눈에 보이는 단단한 결과물들
그런 '갑옷' 같은 성공을 입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안심하곤 하지
그래서 가볍고 형태 없는 내면의 빛보다는
무겁고 단단한 껍질을 갖는 일에
더 열을 올리는지도 모르겠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삶을 일구어 왔음에도
문득 손안에 '증명할 만한 무언가'가
없다는 사실이
스스로 불안하게 만들지 않을까 해...
박간호사!
너도 혹시
세상이 말하는 성공의 모양과는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미완성이라
여기지 않는지 모르겠어...
박간호사!
윤슬은 스스로 빛나 수는 없잖아.
쏟아지는 햇살과, 그 빛을 받아낼 '흔들리는 물결'
그리고 그 찰나의 눈부심을 알아봐 주는
누군가의 눈길이 닿을 때
비로소 윤슬이라는 하나의 찬란한 빛이 탄생해
그러니 그 빛은 애초에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순간과 만남 속에서 피어나는
역동적인 아름다움인 거지
우리는 자주 흔들리는 자신을 탓해
삶의 선명한 궤적을 그리지 못하고
자꾸만 물결치는 마음을 보며
자책하기도 하고...
그러나 물결이 멈추면
윤슬도 사라지듯이
그 반짝임은 고요한 정적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생명력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너의 삶이 자꾸만 흔들렸던 건
네가 무너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가장 뜨겁게 반짝이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흔들림이 있기에
빛이 쪼개져 보석처럼 박히고
그 떨림이 있기에
누군가의 마음을 적시는
눈부심도 깊어지는 법이니까.
눈에 보이는 성공은
때로 우리를 보호해 주는 '갑옷'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짓누르는 '무게'나 '책임'이 되기도 해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한 것 같아...
비록 강철 같은 성공은 없을지 몰라도
네 곁에서 너를 지켜본 누군가의 눈에는
이미 충분히 따뜻하고도 눈부신
박간호사로 남아 있다는 사실....
그러니 박간호사!
스스로의 흔들림을
너무 오래 미워하지 않았으면 해.
빛은 흔들림에서 탄생하는 법이니까...
네가 지닌 그 무형의 반짝임이
이름 붙여진 그 어떤 성공보다
더 오래도록
누군가의 가슴에 남을 것임을
나는 믿어보려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