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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나, 지금 떨고 있니?

by COMMA MAGAZINE


길을 나가면 이어폰을 끼고 걷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최근 성인 10명 중 3명이 평소보다 핸드폰을 덜 보고, 이어폰 사용을 줄였다고 한다.

이유는 잇달아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때문이다.

요즘은 지하철이나 복합문화공간과 같이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을 갈 때마다 전에 없던 공포감이 든다.



2023.07.21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우리를 처음으로 흉기 난동 사건의 불안감에 떨게 한 것은 조선(33)의 신림동 흉기 사건이다.

불행하게 사는 자신의 모습과 반대되는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에

타인 또한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범행 동기다.

그는 친구들과 과거 방문했던 신림동이 사람이 많은 장소라는 사실을 알고 범행 장소로 정했다고 진술했다. 조선(피의자)은 행인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조선은 첫 재판에서 살해에 대한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는 범행 당일 인천에서 서울 금천구까지의 택시를 무임승차 했으며,

범행에 쓰인 흉기를 마트에서 훔친 혐의는 인정했다.

그러나 조선은 누군가 본인을 미행한다는 피해망상 등을 겪어 그들을 닮은 남성들을 공격했다고 진술해,

사건에 대한 고의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그의 진술은 더 큰 시민의 반발을 사고 있다.


1.jpg 출처: 서울 신문



2023.08.03 서현역 AK플라자 흉기 난동 사건

“밖에 나갈 때 30cm 회칼 들고 다니는 23살 고졸 배달원”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22)가 7월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과 함께 작성한 글이다.

그는 지난 3일 서현역 AK플라자에서 차량에 탑승한 채, 인도를 향해 돌진했다.

이후 흉기로 행인 2명을 습격하고, 플라자 내부에서 행인 7명, 백화점 직원 등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상해를 입혔다.

사상자는 총 14명으로, 이후 사건 장소에서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최원종(피의자) 또한 피해망상으로 인한 범죄였음을 호소했다.

“몇 년 동안 조직 스토킹의 피해자”였으며, “집 주변에 조직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2015~2020년까지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해왔다.

그러나 2020년 조현성 인격 장애를 진단받은 후, 약의 복용과 진료를 거부했다.

아무런 약물 치료를 받지 않은 것이 피해망상으로 인한 흉기 난동의 전조였다.


노현역.jpg 출처: 공공뉴스



노심초사 대신 “테러리스”

이러한 흉기 난동 사건으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흉기 난동 예고 장소와 현황을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등장했다.

8월 8일, 웹서비스 업체 ‘공일랩(01ab)’은 최근 “테러리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일랩은 대학생 4명이 모인 팀이다.

그들은 안전한 치안을 자랑하던 대한민국에서 흉기 난동 사건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은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서비스를 개발했다.

비슷한 또래의 대학생들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사회를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테러리스에서는 흉기 난동 예고 글을 분석해 예고된 장소를 지도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테러리스에서는 장소, 시간 외에도

작성자가 남긴 예고 게시물, 해당 내용에 대한 기사 링크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또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면, 이용자 근처의 테러 예고 장소를 확인할 수 있으며

피의자 검거 여부와 살인 예고 진위도 알 수 있다.

더해, SNS나 커뮤니티에 올라온 살인 예고 글을 제보 및 공유도 가능하다.


6.png 출처: 서울 경제 신문



잇따르는 흉악 범죄로 시민의 불안감을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테러리스 또한 예고된 사건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시민의 공포는 여전하다.

만약 내 앞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진다면 이렇게 하자.

먼저, 주위에서 큰 소리가 들릴 때는 멈칫하지 말고 무조건 소리의 반대 방향으로 뛰어라.

흉기 소지자가 따라온다면,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소수보다는 다수를 따라갈 확률이 높다.

만약 나를 따라오고 피할 공간이 없다면 보이는 큰 물건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밀쳐내자.

나의 일에만 집중해도 아까운 시간에 혹시나 누군가가 나를 찌르진 않을까

전전긍긍 걱정하는 것이 벌써 일상이 되었다.

에디터는 요즘 거리에서 예전처럼 이어폰을 잘 사용하지도 못한다.

하루빨리 예고 없는 사건에 떨지 않았던 시간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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